서진용 없는 데도 단단한 SSG의 뒷문…‘세이브 1위’, 문승원의 구원왕 도전기
이숭용 SSG 감독은 올해 문승원(35)을 셋업맨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홀드 부문 1위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다만 그는 ‘임시’ 마무리 투수로 새 시즌을 시작했다. 2023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서진용의 복귀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2012년 SK(현 SSG)에 입단한 문승원은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중간 계투 자리가 낯설진 않지만, 마무리 경험이 많진 않았다. 지난 시즌까지 거둔 통산 세이브 개수는 5개였다. 개막 2번째 경기 만인 지난 3월24일 인천 롯데전에선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다.
문승원은 4월 들어 서서히 안정감을 갖췄고, 적응을 마친 5월부턴 어느 구단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단단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21일 현재 19경기에서 2승 14세이브 평균자책 2.18을 기록,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다. WHIP(0.92)와 피안타율(0.203) 등 세부 지표도 뛰어나다.
이젠 임시 딱지를 떼고 팀의 완벽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지난달 2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서진용은 5경기 평균자책 9.00으로 아직 예전의 구위를 찾지 못했다.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선 타구에 손등을 맞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서진용이의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문승원의 퍼포먼스를 보면 앞으로도 마무리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승원이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제는 어느 상황에서든 믿고 맡길 수 있다”고 강한 믿음을 보냈다.
문승원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지난해 ‘구원왕’ 서진용의 기록인 42세이브도 가능하다. 올해 구원왕 레이스에선 오승환(13개·삼성), 정해영(13개·KIA), 이용찬(10개·NC), 유영찬(10개·LG) 등과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문승원은 최근 활약에 대해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많은 승리를 지켜낼 수 있어 기쁘다”며 “비시즌 착실히 준비했고, 그 과정을 믿고 지금까지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이브 1위도 중요하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며 “그저 매 경기 내 공을 던지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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