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올해의 선수, PFA 올해의 팀 탈락 한 풀까?' 손흥민, 팬 선정 EPL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 '당당히 선정'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팬들이 직접 뽑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팀 스트라이커 부문 후보에 뽑혔다.
EPL 사무국은 22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 '팬 팀'(Fan Team)에 오를 후보 60명을 공개했다. 팬 팀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정된다. 두 명이 선정될 스트라이커진의 후보에는 '토트넘 캡틴' 손흥민을 포함해 10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 어느 때 보다 변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다. 셀틱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고 하나 빅리그 경험이 일천한, 호주 출신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매시즌 20골 이상을 책임졌던 '에이스' 해리 케인마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새 시대를 연 토트넘의 중심은 손흥민이었다.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존 주장단이었던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 등을 정리하고, 새 리더를 찾았다. 고민은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줬다. 손흥민은 2012~2013시즌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에 이어 역대 두번째 한국인 EPL 주장이 됐다. 손흥민은 온화한 성품과 책임감으로 토트넘을 바꿔나갔다. 자기보다 동료를 챙기고, 팬들을 우선시 하는 손흥민의 리더십은 영국 내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였다.
해결사 역시 손흥민이었다.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최전방이 약해지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톱' 카드를 꺼냈다. 스트라이커로 나선 첫 경기였던 9월 번리전부터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며, 케인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12골의 기대득점을 훌쩍 뛰어넘는 17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득점력 뿐만 아니라 축구도사 다운 면모를 보였다. 손흥민은 올 시즌 경기당 2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전문 플레이메이커 못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빅찬스 생성만 20개였다. 동료들의 미스로 10도움 밖에 하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였다.
아시안컵 출전 이후 손 부상 등이 겹치며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올 시즌 토트넘 최고의 선수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시즌 평점 7.30점을 기록했다. 토트넘에서 가장 높았고, EPL 전체 선수 중 12번째였다. 득점왕 시즌(7.52점)에 이어 커리어 통산 두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손흥민은 10-10 달성을 통해 방점을 찍었다.
2019~2020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10(11골-10도움)을 달성했던 손흥민은 2020~2021시즌(17골-10도움)에 이어 세번째로 10-10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EPL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디디에 드록바, 프랭크 램파드, 에릭 칸토나,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계 전문 업체 스쿼카는 '역대 EPL 무대에서 세 차례 이상 10골-10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 포함, 6명뿐'이라며 '쏘니(손흥민)가 레전드의 리스트에 올랐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득점 랭킹에서는 8위, 도움 랭킹에서는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0명의 후보에는 우승팀 맨시티의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과 아스널의 전방을 책임지는 카이 하베르츠, 리버풀의 다르윈 누녜스, 울버햄턴에서 황희찬과 투톱을 이루는 마테우스 쿠냐 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포함됐다. 득점 랭킹 3위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21골), 공동 4위 도미닉 솔란케(본머스)와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이상 19골), 요안 위사(브렌트퍼드),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리스트)도 손흥민과 경쟁한다.
오는 27일까지 팬 투표가 진행되고, 최종 베스트 11은 28일 공개될 예정이다. EPL 홈페이지에 접속해 투표할 수 있다.
이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시즌 베스트11과는 별개다. 2015년부터 EPL에서 뛴 손흥민은 지금까지 PFA 베스트 11에는 한 차례만 선정됐다. 2020~2021시즌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이 명단에 포함되는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정작 최고 활약을 보여준 2021~2022시즌에는 PFA 베스트 11에 선정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당시 공격수 부문에는 살라와 함께 뛴 사디오 마네(당시 리버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당시 맨유·이상 현 알나스르)가 뽑혔다.
손흥민은 아쉽게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2023~2024시즌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팀 성적 때문으로 보인다. 첼시의 콜 파머, 뉴캐슬의 알렉산더 이삭을 제외하고는 모두 톱4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파머와 이삭은 모두 20골 이상을 기록 중이다. 21골-9도움을 기록 중인 파머야 그렇다치고, 이삭과 견주었을때 절대 떨어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인만큼 아쉬움이 크다.
더욱이 손흥민은 팀공헌도에서 압도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최근 '전 세계 30개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는 공격수의 수비 가담 정도를 분석한 결과 손흥민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CIES는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와 신체 접촉 및 볼 터치가 없어도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횟수를 기준으로 수비 가담 정도를 평가했다.
두 요소를 합산한 결과 손흥민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특히 수비 복귀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 부분에서 월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10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압박 횟수에서는 전체 7위(86.6점)였다.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로 한정하면 질주 거리는 물론 압박 횟수 역시 1위였다.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게 수치로 증명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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