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트럼프’ 밀레이에 성난 스페인, 주 아르헨티나 대사 ‘영구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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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스페인 총리와 총리 부인 공격으로 시작된 두 나라의 외교 갈등이 스페인의 주 아르헨티나 대사 '영구 소환'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정부는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극우 정당 집회에 참석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판하고 그의 부인을 부패 인물로 규정하자, 이에 항의해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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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아르헨티나에 영원히 대사 없을 것” 강경 대응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스페인 총리와 총리 부인 공격으로 시작된 두 나라의 외교 갈등이 스페인의 주 아르헨티나 대사 ‘영구 소환’으로 이어졌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21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아르헨티나에서 소환된) 대사가 영구적으로 마드리드에 머물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에는 더 이상 대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극우 정당 집회에 참석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판하고 그의 부인을 부패 인물로 규정하자, 이에 항의해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스페인 정부는 밀레이 대통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나 그가 사과를 거절하자, 외교 관계 단절에 버금가는 ‘대사 영구 소환’ 조처를 취했다.
알바레스 장관은 “국가 원수가 다른 나라의 수도에 와서 그 나라의 기관을 모욕하고 노골적으로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황을 고조시키는 데는 관심이 없으나, 스페인 기관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즉각 스페인의 대응을 “거만한 사회주의자의 헛소리”로 규정하고, 자신은 주 스페인 대사를 맞소환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 대변인은 “우리의 형제적 관계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과 무관하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스페인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스페인 집권 사회노동당이 사회에 “저주받고 암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공격했다. 그는 산체스 총리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를 부패한 인물로 규정하기도 했다. 복스 등 스페인 야당들은 고메스가 총리 부인이라는 영향력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자신이 속한 대학원에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고 공격해왔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로 귀국한 뒤에도 “이제 세계가 (스페인 총리) 부인의 부패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그들은 총리가 부인의 영향력 행사에 관련됐음을 안다”고 말하는 등 스페인 정부에 대한 도발을 이어갔다.
두 나라의 외교 갈등은 유럽과 남미에서 좌파 세력과 극우 세력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적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스페인은 아르헨티나에 180억유로(약 26조6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투자 국가라며 외교 갈등이 이어질 경우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로서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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