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강경' 이란 대통령 사망...혹시 '암살음모'라면?
이가혁 기자 2024. 5. 22. 13:03
"이스라엘 개입설? 현재까지는 사고사가 맞는 듯"
"이란은 대통령이 2인자일 뿐...큰 지형 변화 없을듯"
"온건파 새 대통령 들어선다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여지"
"현실성 없지만 정말 계획 암살이라면? 파장 클 듯"
◆ 박현도〉 제재 때문에 안 팔아요. 비행기만 안 파는 게 아니라 부품도 안 팔아요. 네 이란에 가면은요. 저는 이란에 가면 비행기 절대 안 탑니다.
◇ 이가혁〉 왜요?
◆ 박현도〉 언제 떨어질지 무섭잖아요. 너무 낡아서 부품이 공급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행기 탔을 때 보니까, 짐 넣는 선반의 뒤에 전선이 쿠킹호일로 이렇게 쌓인 게 보여요. 전선이 부품이 없기 때문에. 부품을 쉽게 말하면 돌려막기를 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사실은 좀 저는 좀 이해가는 게, 아무리 이란이 꼴도 보기 싫고 이란의 핵 개발을 막는다고 하지만, 아니 민간 비행기 항공 부품은 거래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 이가혁〉 이란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이렇게 엉망이야?'가 아니라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봐야 하나요?
◆ 박현도〉 그렇죠. 그거는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왜냐면 돈이 없어서 못 사오는 게 아니니까요. 사올 돈은 있죠. 석유 팔면 그거 못 사겠습니까? 안 파니까 못 사오는 거죠.
◇ 이가혁〉 다음 달 28일에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가 예정됐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인기 없는, 최저 투표율로 강경 보수 대통령이 뽑혔다가 그 사람은 사망을 했고 이번에는 좀 덜 강경한, 또는 온건한 대통령이 뽑히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박현도〉 불가능합니다. 이란에 헌법수호위원회라고 우리로 치면 선거관리위원을 하는 데가 있는데요. 거기서 출마할 사람들을 심사를 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개나 소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 이가혁〉 후보를 한번 거르는군요.
◆ 박현도〉 네, 걸러요. 심사를 해요. 그러면 그 심사를 할 때 거기서 결론이 나는 거죠. 조금 온건한 사람들을 낼 수 있다면 내주는 거고 아니면은 막아버리니까. 그러니까 우리 기자님과 저는 출마하고 싶으면 우리나라 같으면 출마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심사를 해서 성향을 보고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가 시작되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내가 뽑고 싶은 사람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요.
◇ 이가혁〉 그렇군요.
◆ 박현도〉 그리고 지금 개혁파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준비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아요. 지금 21일부터 아마 대통령 등록이 시작됐을 거예요. 출마 등록이 6월 3일까지인가요? 그리고 심사 기간을 거친 다음에 마지막 한 15일 정도 선거운동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상황은 시간이 너무 없어서 현 정부에서 반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준비해서 나올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그런 사람들이 이번에 심사를 통과하기는 어렵죠. 다만, 이란 정부에서 민심을 조금 더 다독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온건한 사람들을 대통령 후보로 낼 수 있는 생각은 할 수는 있을 겁니다.
◇ 이가혁〉 결국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머릿속에서 뭔가 좀 짜일 수 있겠네요.
◆ 박현도〉 그렇죠. 헌법수호위원회라든지 쉽게 말하면 이란을 이끌어가는 핵심 권력층에서의 결정이 중요하죠. 거기서 어떻게 결정을 하느냐 계속 사망한 라이시 대통령하고 비슷한 강경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민심이 조금 흔들리니까 조금 부드럽게 해주는 그런 온건한 사람, 그렇지만 우리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사람을 낼까, 이런 결정을 하겠죠.
◇ 이가혁〉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두 가지 질문만 좀 더 드리겠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먼저 여쭐 텐데요. 물론 오랫동안 갈등했고 '이란의 적국은 미국' 이렇게 흔히 알고 있는데, 미국 정부가 이 사고에 대해서 애도를 하면서도 비판을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 등등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 공식적인 애도를 표명한다'라고 하면서도 '그의 이력 또는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국민을 탄압하는 데 가담했다'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강경파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이후에 미국과 이란 관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박현도〉 미국의 그 말은 무슨 말이냐면요. 1988년 그러니까 이 라이시 대통령이 1960년생이거든요. 28살 때 그 판사였어요. 이슬람법을 집행하는 판사였는데 그 당시에 이란이 3천 명 정도의 정치범과 반란범들을 즉결 처형했거든요. 이때 그 판결을 내린 사람이에요. 그래서 라이시 대통령을 부른 하나의 별명이 '테헤란의 도살자', '학살자'라고 불렸던 거죠. 그래서 미국이 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대통령이 죽은 것에 대해서 당연히 애도는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거에 이 사람이 저질렀던 만행을 찬성하는 건 아니다. 그 얘기인 거고요. 새 대통령이 들어선다고 해서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가 가기는 어렵지만, 굉장히 강력하게 보수적인 사람이 나와서 반미 감정을 계속 조장한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나빠지겠죠. 더 나빠지겠죠. 그래서 대통령으로 들어온 사람이 얼마만큼 부드러운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미국과의 관계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나빠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국과 이란 관계가 개선되기는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 이가혁〉 결국에는 하메네이가 다 하니까, 2인자인 대통령의 변화로 크게 미국과 이란 관계까지 변할 거라 보기는 어렵다.
◆ 박현도〉 미국과 이란 간의 관계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 한 가지 있죠. 예를 들면, 정말 이번 선거는 그냥 개혁파든 뭐든 다 대통령 후보 기회를 열어주고 또 국민들이 투표에 나와서 예를 들면 개혁파 대통령을 뽑아서 개혁파 대통령이 국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 대통령이 되면, 이 사람이 미국에 대해서 유연한 태도를 보였었을 때 불편하지만 그래도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최고 지도자도 그거를 따라주는 게 보통의 지금까지 관례였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렇게 계획할 사람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선거에 나오겠냐 이거죠. 가장 최근에 선거가 3월에 국회의원 선거 있었는데 최악이에요. 투표율이 40%를 조금 넘었어요. 그리고 테헤란 우리나라로 치면 수도권 선거였거든요. 이란도 우리처럼 수도권의 선거 민심이 중요하다고 그러는데, 테헤란 선거구에서 투표율이 10%가 안 돼요. 그래요. 그러니까 이게 가장 큰 문제인 겁니다.
◇ 이가혁〉 아예 정치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겠군요.
◆ 박현도〉 네, 그러니까 회의를 느끼는 거예요. 그냥 아예 그냥 내가 투표해봤자 소용도 없고 내 의견은 반영되지도 않을 거고 아무렇지도 않을 거니까 난 투표 안 해. 이런 무관심층이 엄청나게 늘었고, 그게 주로 젊은 사람들이 그래요. 그래서 그거를 되돌리는 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이가혁〉 크게 변혁을 하려면 사실은 민심이 표심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이렇게 정리를 하겠습니다. 마지막 하나 짧게 좀 여쭙겠습니다. 그러면 중동 정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란하면 어쨌든 중동에서 맹주 중의 하나이니까요. 앞으로 중동 전세는 좀 변화가 있을까요? 크게 변화가 없을까요?
◆ 박현도〉 다시 말씀드리지만, 사장님이 돌아가셨는데 큰 변화가 있겠어요? 사장님 바꾸면 돼요.
◇ 이가혁〉 네.
◆ 박현도〉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게, 새로운 대통령 들어오면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좀 부드러워질 거냐? 그건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거는 차라리 제가 대통령 되는 게 더 빨라요. 그 정도로 어렵고요. 그리고 혁명수비대는 대통령 말을 듣지 않습니다. 소위 말해서 '대리 전쟁'을 하는 건 대통령이 아니라 혁명수비대이기 때문에, 혁명수비대하고 대통령은 전혀 관계가 없어요. 대통령이 혁명수비대 제어 못 합니다.
◇ 이가혁〉 혁명수비대도 하메네이의 지시를 받는거죠.
◆ 박현도〉 네, 그렇죠. 대통령은 국방권이 없으니까. 그래서 대통령 바뀌어서 바뀔 건 하나도 없고요. 다만 한 가지, 만약에, 만에 하나 이번 사건이 그냥 정말 불의한 사건이 아니라, 사고가 아니라, 정말 1%의 가능성, 0.01%의 가능성으로 인해서 불순 세력이 개입이 됐다면 이제 그건 파장이 크겠죠.
◇ 이가혁〉 암살이나 음모론이 진짜로 드러난다면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른다.
◆ 박현도〉 네. 다만 그렇지 않은 이상 현재 상황은 그냥 지금과 똑같이 될 겁니다.
◇ 이가혁〉 어쨌든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배경 지식은 이란은 대통령보다 그 위에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있다. 이 큰 틀을 가지고 틀리지 않는 분석을 할 수 있겠군요.
◆ 박현도〉 네, 그렇죠. 비유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 유고 상황이어도 엄청 난리가 나는 건 아니거든요. 대통령 유고라면 큰일이지만. 그것하고 똑같습니다.
◇ 이가혁〉 저희가 이렇게 똑똑해질 수 있는 시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님과 이란 현재 상황 알아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현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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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대통령이 2인자일 뿐...큰 지형 변화 없을듯"
"온건파 새 대통령 들어선다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여지"
"현실성 없지만 정말 계획 암살이라면? 파장 클 듯"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교수(중동 전문가)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출처 표시)
◇ 이가혁〉 이란 권력 서열 '2인자'이자 최고지도자 후계자로 거론되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이란 정치권에서 권력투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냥 이란 자국 내 이야기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란하면 늘, 참 서로 사이 나쁜 미국이 떠오르고요, 중동을 넘어 국제 정세가 요동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오늘은 똑똑해지는 시간! 〈뉴스들어가혁〉이 사랑하는 최고의 중동전문가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현도〉 네, 안녕하세요.
◇ 이가혁〉 오늘 연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이 갑작스러운 헬기 추락 사고 이 원인을 두고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항공 사고 하면 이야기 덧붙이기 좋은 소재이긴 하잖아요. 이스라엘 개입설, 미국 개입설, 이런 음모설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은 좀 어떠신지요?
◆ 박현도〉 아무래도 목격자의 증언이나 이런 거 보면 사고사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일어난 상 정황들이 최근에 주변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 때문에 지금 아마도 음모설이 나오는데요. 예를 들면 최근에 슬로바키아 총리가 암살을 당할 뻔했잖아요.
◇ 이가혁〉 총격을 당했죠.
◆ 박현도〉 그리고 튀르키예에서도 쿠테타 음모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짜 뉴스로 밝혀지기는 했습니다마는 갑자기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는 러시아가 지지하는 정부 두 정부에 대해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쭉 보면 이게 지금 5월달에 계속 일어난 일들이거든요. 이런 거 보면 전체적으로 큰 그림이 친러시아 세력 제거다 이런 얘기들이 있으니까 혹시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헬기도 그런 것 때문에 조직된 게 아니냐는 그런 의혹이 있는 거죠. 그래서 아마 그걸로 볼 수도 있다라고 지금 음모설이 나오는 거고요. 더군다나 이번에 헬기가 떨어진 지역이 동아제르바이잔인데 여기는 이란에서 아제르바이잔 분리 독립하려는 사람들이 이 아제르바이잔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들이 또 외국의 사주를 받아서 일을 벌인 거 아니냐는 실낱 같은 의심 때문에 지금 이란의 참모총장도 철저한 조사를 지시를 했고, 조금이라도 그러한 불순 세력이 있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그런 얘기를 한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정황상인 거고요. 구체적으로 증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 이가혁〉 정황만 있는 음모론.
◆ 박현도〉 다만 사고사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당시에 헬기가 떨어졌을 때 헬기가 사고가 났었을 때 목격한 사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주민들이 주민들 말로는 헬기의 프로펠러가 계속 돌고 있었다. 돌고 있었다는 얘기는 공중에서 폭파되거나 그러지 않았다는 얘기잖아요.
◇ 이가혁〉 그러네요.
◆ 박현도〉 그래서 사고사로 보는 게 지금 더 무게가 더 많습니다마는 그런데 혹시라도 모르는 어떠한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는 거죠.
◇ 이가혁〉 그 추락 지점이 아제르바이잔과 거의 접경지대인데 그 이란 내에 그 주 지역명이 동아제르바이잔 주인 거잖아요?
◆ 박현도〉 네, 맞습니다. 이란의 주가 동아제르바이잔, 서아제르바이잔, 잔잔, 아르다빌 이렇게 4개 주가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어를 쓰는 사람들이 사는 이란 사람들이 동아제르바이잔에 살죠.
◇ 이가혁〉 쉽게 말하면 중국의 신장 위구르처럼 약간 민족성이나 언어도 다르다 보니까 분리 독립을 꿈꾸는 성향이 있다고 보여지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런 음모론이 또 더해질 수 있군요.
◆ 박현도〉 그렇죠.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기는 뭐가 제일 좋냐면요. 만주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만주 만에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 많이 있잖아요. 이제 우리 만주를 되찾자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이가혁〉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 음모설이 더 관련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사고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 박현도〉 네, 맞습니다.
◇ 이가혁〉 그리고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최고조였잖아요. 이스라엘이 이란 내 대사관 공격하고, 또 보복 공격하고 이런 게 얼마 전에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배경에 있을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물론 이스라엘은 즉각적으로 '우리와 연관없다'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부인을 하긴 했습니다.
◆ 박현도〉 네, 이스라엘이 그런 얘기를 하죠. 굉장히 논리적인 얘기인데요. '아니 우리가 사고를 치려면 더 강력한 사람을 하지, 대통령은 2인자에 불과한데' 라고요. 2인자가 예를 들면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굳이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면서 2인자를 제거할 필요가 있냐' 그런 의미예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스라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죠.
◇ 이가혁〉 잠깐 이란 라이시 대통령이 누구냐를 따져보죠. 초강경 보수파 정치인이라고 알려져 있고요. 이란의 2인자, 라이시라는 사람의 존재감,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 박현도〉 사실 저는 이렇게 떠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존재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요즘 말씀드리는 건데, 회장님이 계시고 사장님이 계시는데, 사장님이 문제 있다고 회사가 문제가 생기나요? 회장님이 계시잖아요. 회장님한테 문제가 있었으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사장님이 문제가 있으면 사장님은 다른 사장으로 바꾸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란의 체제가 그래요. 이란의 체제가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입니다. 국방권이 없고요.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없고, 그리고 외교에 굉장히 중요한 사건은 대통령이 결정 못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대통령이 죽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라이시 대통령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아주 아주 훌륭한 학생이었어요. 학생이고 제자고. 그래서 사실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관계이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생각을 가장 잘 반영하는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 이가혁〉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 지도자이고 이슬람 율법회의인가요? 거기서 별도로 뽑는 종신직의 최고 지도자이고. 대통령보다 위인 상황이고요.
◆ 박현도〉 그렇죠. 그러니까 국가 원수죠. 그러니까 국민들이 8년마다 투표를 해가지고요. 전문가 의회라는 걸, 의회에 88명으로 된 8년 임기에 의원들을 뽑거든요. 여기서 최고 지도자를 뽑고, 탄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곳이 이곳이에요. 그러니까 국민들의 간선에 따라서 되는 사람이 최고지도자인 거죠. 대통령은 직선이고요. 최고지도자가 전쟁 선포권, 국방권, 그다음에 외교에 중요한 권한, 그러니까 말 그대로 우리나라 대통령이에요.
◇ 이가혁〉 그렇군요. 그리고 라이시 대통령 죽음 직후에 이란 내부 상황에 대한 분석도 엇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란 정부는 '헬기 추락 사고'라고 하지 말고 '순교'라고 표현하라고 지침을 언론에 내렸다고 하고요. 추모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온라인에서는 '불꽃놀이를 하면서 기뻐하는 이란 사람들의 모습'이라면서 올라온 게 있습니다. 이건 라이시 대통령에 대한 어떤 불만, 또는 그간에 있었던 인권 탄압에 대한 불만이 표현된 것이라고 보면 될까요?
◆ 박현도〉 그런 것뿐만 아니라, 사실은 이분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가 참패를 당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분이 대표하는 민심은 보수층이에요. '찐 보수층'만 대변을 해요. 그러니까 싫어하는 사람들이 70%는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이분이 떨어졌을 때는 투표장에 가가지고 강력하게 현직 대통령을 밀어서 대통령을 만들었고, 그리고 지난번 대선에서 이분이 나왔었을 때는 투표장에 안 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 48.48%였어요. 이건 역사상 최저의 투표율이거든요. 당선 때부터 국민의 50%가 거부한 대통령이었던 거죠.
◇ 이가혁〉 그러다보니 이번에도 애도도 물론 있지만, 애초에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 박현도〉 그렇죠. 그리고 거기다 히잡 시위라든지 할 때 강경 대책을 했던 대통령이었고 그러니까 일반 보통 사람들이 대통령의 마음을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완전히 갈라지는 모습이 보이는 거죠.
◇ 이가혁〉 근데 헬기가 보니까요. 매우 낡은 1968년에 초도비행을 한 미국제 헬기라고 합니다. 이란의 탑2인 사람이 '구식 미국산 헬기'를 타고 가다가 사망했다. 이란 국민들 입장에서는 '적국이 만든 이 낡은 헬기를 아직까지 탈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 상황이야? 이렇게 우리나라가 이렇게 엉망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란 체제와 지금 최고지도자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박현도〉 그런데 그 정도까지 반감은 그게 그렇게 연결될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생각해 보세요. 비행기를 살 수 없는 만큼 가난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못 사는 게 아닙니다. 안 팔기 때문에 못 사는 거예요.
◇ 이가혁〉 제재 때문에요.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교수(중동 전문가)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출처 표시)
◇ 이가혁〉 이란 권력 서열 '2인자'이자 최고지도자 후계자로 거론되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이란 정치권에서 권력투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냥 이란 자국 내 이야기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란하면 늘, 참 서로 사이 나쁜 미국이 떠오르고요, 중동을 넘어 국제 정세가 요동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오늘은 똑똑해지는 시간! 〈뉴스들어가혁〉이 사랑하는 최고의 중동전문가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현도〉 네, 안녕하세요.
◇ 이가혁〉 오늘 연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이 갑작스러운 헬기 추락 사고 이 원인을 두고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항공 사고 하면 이야기 덧붙이기 좋은 소재이긴 하잖아요. 이스라엘 개입설, 미국 개입설, 이런 음모설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은 좀 어떠신지요?
◆ 박현도〉 아무래도 목격자의 증언이나 이런 거 보면 사고사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일어난 상 정황들이 최근에 주변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 때문에 지금 아마도 음모설이 나오는데요. 예를 들면 최근에 슬로바키아 총리가 암살을 당할 뻔했잖아요.
◇ 이가혁〉 총격을 당했죠.
◆ 박현도〉 그리고 튀르키예에서도 쿠테타 음모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짜 뉴스로 밝혀지기는 했습니다마는 갑자기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는 러시아가 지지하는 정부 두 정부에 대해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쭉 보면 이게 지금 5월달에 계속 일어난 일들이거든요. 이런 거 보면 전체적으로 큰 그림이 친러시아 세력 제거다 이런 얘기들이 있으니까 혹시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헬기도 그런 것 때문에 조직된 게 아니냐는 그런 의혹이 있는 거죠. 그래서 아마 그걸로 볼 수도 있다라고 지금 음모설이 나오는 거고요. 더군다나 이번에 헬기가 떨어진 지역이 동아제르바이잔인데 여기는 이란에서 아제르바이잔 분리 독립하려는 사람들이 이 아제르바이잔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들이 또 외국의 사주를 받아서 일을 벌인 거 아니냐는 실낱 같은 의심 때문에 지금 이란의 참모총장도 철저한 조사를 지시를 했고, 조금이라도 그러한 불순 세력이 있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그런 얘기를 한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정황상인 거고요. 구체적으로 증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 이가혁〉 정황만 있는 음모론.
◆ 박현도〉 다만 사고사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당시에 헬기가 떨어졌을 때 헬기가 사고가 났었을 때 목격한 사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주민들이 주민들 말로는 헬기의 프로펠러가 계속 돌고 있었다. 돌고 있었다는 얘기는 공중에서 폭파되거나 그러지 않았다는 얘기잖아요.
◇ 이가혁〉 그러네요.
◆ 박현도〉 그래서 사고사로 보는 게 지금 더 무게가 더 많습니다마는 그런데 혹시라도 모르는 어떠한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는 거죠.
◇ 이가혁〉 그 추락 지점이 아제르바이잔과 거의 접경지대인데 그 이란 내에 그 주 지역명이 동아제르바이잔 주인 거잖아요?
◆ 박현도〉 네, 맞습니다. 이란의 주가 동아제르바이잔, 서아제르바이잔, 잔잔, 아르다빌 이렇게 4개 주가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어를 쓰는 사람들이 사는 이란 사람들이 동아제르바이잔에 살죠.
◇ 이가혁〉 쉽게 말하면 중국의 신장 위구르처럼 약간 민족성이나 언어도 다르다 보니까 분리 독립을 꿈꾸는 성향이 있다고 보여지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런 음모론이 또 더해질 수 있군요.
◆ 박현도〉 그렇죠.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기는 뭐가 제일 좋냐면요. 만주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만주 만에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 많이 있잖아요. 이제 우리 만주를 되찾자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이가혁〉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 음모설이 더 관련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사고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 박현도〉 네, 맞습니다.
◇ 이가혁〉 그리고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최고조였잖아요. 이스라엘이 이란 내 대사관 공격하고, 또 보복 공격하고 이런 게 얼마 전에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배경에 있을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물론 이스라엘은 즉각적으로 '우리와 연관없다'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부인을 하긴 했습니다.
◆ 박현도〉 네, 이스라엘이 그런 얘기를 하죠. 굉장히 논리적인 얘기인데요. '아니 우리가 사고를 치려면 더 강력한 사람을 하지, 대통령은 2인자에 불과한데' 라고요. 2인자가 예를 들면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굳이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면서 2인자를 제거할 필요가 있냐' 그런 의미예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스라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죠.
◇ 이가혁〉 잠깐 이란 라이시 대통령이 누구냐를 따져보죠. 초강경 보수파 정치인이라고 알려져 있고요. 이란의 2인자, 라이시라는 사람의 존재감,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 박현도〉 사실 저는 이렇게 떠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존재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요즘 말씀드리는 건데, 회장님이 계시고 사장님이 계시는데, 사장님이 문제 있다고 회사가 문제가 생기나요? 회장님이 계시잖아요. 회장님한테 문제가 있었으면 문제가 커지겠지만, 사장님이 문제가 있으면 사장님은 다른 사장으로 바꾸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란의 체제가 그래요. 이란의 체제가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입니다. 국방권이 없고요.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없고, 그리고 외교에 굉장히 중요한 사건은 대통령이 결정 못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대통령이 죽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라이시 대통령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아주 아주 훌륭한 학생이었어요. 학생이고 제자고. 그래서 사실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관계이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생각을 가장 잘 반영하는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 이가혁〉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 지도자이고 이슬람 율법회의인가요? 거기서 별도로 뽑는 종신직의 최고 지도자이고. 대통령보다 위인 상황이고요.
◆ 박현도〉 그렇죠. 그러니까 국가 원수죠. 그러니까 국민들이 8년마다 투표를 해가지고요. 전문가 의회라는 걸, 의회에 88명으로 된 8년 임기에 의원들을 뽑거든요. 여기서 최고 지도자를 뽑고, 탄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곳이 이곳이에요. 그러니까 국민들의 간선에 따라서 되는 사람이 최고지도자인 거죠. 대통령은 직선이고요. 최고지도자가 전쟁 선포권, 국방권, 그다음에 외교에 중요한 권한, 그러니까 말 그대로 우리나라 대통령이에요.
◇ 이가혁〉 그렇군요. 그리고 라이시 대통령 죽음 직후에 이란 내부 상황에 대한 분석도 엇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란 정부는 '헬기 추락 사고'라고 하지 말고 '순교'라고 표현하라고 지침을 언론에 내렸다고 하고요. 추모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온라인에서는 '불꽃놀이를 하면서 기뻐하는 이란 사람들의 모습'이라면서 올라온 게 있습니다. 이건 라이시 대통령에 대한 어떤 불만, 또는 그간에 있었던 인권 탄압에 대한 불만이 표현된 것이라고 보면 될까요?
◆ 박현도〉 그런 것뿐만 아니라, 사실은 이분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가 참패를 당했거든요. 그러니까 이분이 대표하는 민심은 보수층이에요. '찐 보수층'만 대변을 해요. 그러니까 싫어하는 사람들이 70%는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이분이 떨어졌을 때는 투표장에 가가지고 강력하게 현직 대통령을 밀어서 대통령을 만들었고, 그리고 지난번 대선에서 이분이 나왔었을 때는 투표장에 안 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 48.48%였어요. 이건 역사상 최저의 투표율이거든요. 당선 때부터 국민의 50%가 거부한 대통령이었던 거죠.
◇ 이가혁〉 그러다보니 이번에도 애도도 물론 있지만, 애초에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 박현도〉 그렇죠. 그리고 거기다 히잡 시위라든지 할 때 강경 대책을 했던 대통령이었고 그러니까 일반 보통 사람들이 대통령의 마음을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완전히 갈라지는 모습이 보이는 거죠.
◇ 이가혁〉 근데 헬기가 보니까요. 매우 낡은 1968년에 초도비행을 한 미국제 헬기라고 합니다. 이란의 탑2인 사람이 '구식 미국산 헬기'를 타고 가다가 사망했다. 이란 국민들 입장에서는 '적국이 만든 이 낡은 헬기를 아직까지 탈 수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 상황이야? 이렇게 우리나라가 이렇게 엉망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란 체제와 지금 최고지도자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박현도〉 그런데 그 정도까지 반감은 그게 그렇게 연결될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생각해 보세요. 비행기를 살 수 없는 만큼 가난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못 사는 게 아닙니다. 안 팔기 때문에 못 사는 거예요.
◇ 이가혁〉 제재 때문에요.
◆ 박현도〉 제재 때문에 안 팔아요. 비행기만 안 파는 게 아니라 부품도 안 팔아요. 네 이란에 가면은요. 저는 이란에 가면 비행기 절대 안 탑니다.
◇ 이가혁〉 왜요?
◆ 박현도〉 언제 떨어질지 무섭잖아요. 너무 낡아서 부품이 공급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행기 탔을 때 보니까, 짐 넣는 선반의 뒤에 전선이 쿠킹호일로 이렇게 쌓인 게 보여요. 전선이 부품이 없기 때문에. 부품을 쉽게 말하면 돌려막기를 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사실은 좀 저는 좀 이해가는 게, 아무리 이란이 꼴도 보기 싫고 이란의 핵 개발을 막는다고 하지만, 아니 민간 비행기 항공 부품은 거래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 이가혁〉 이란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이렇게 엉망이야?'가 아니라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봐야 하나요?
◆ 박현도〉 그렇죠. 그거는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왜냐면 돈이 없어서 못 사오는 게 아니니까요. 사올 돈은 있죠. 석유 팔면 그거 못 사겠습니까? 안 파니까 못 사오는 거죠.
◇ 이가혁〉 다음 달 28일에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가 예정됐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인기 없는, 최저 투표율로 강경 보수 대통령이 뽑혔다가 그 사람은 사망을 했고 이번에는 좀 덜 강경한, 또는 온건한 대통령이 뽑히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박현도〉 불가능합니다. 이란에 헌법수호위원회라고 우리로 치면 선거관리위원을 하는 데가 있는데요. 거기서 출마할 사람들을 심사를 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개나 소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 이가혁〉 후보를 한번 거르는군요.
◆ 박현도〉 네, 걸러요. 심사를 해요. 그러면 그 심사를 할 때 거기서 결론이 나는 거죠. 조금 온건한 사람들을 낼 수 있다면 내주는 거고 아니면은 막아버리니까. 그러니까 우리 기자님과 저는 출마하고 싶으면 우리나라 같으면 출마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심사를 해서 성향을 보고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가 시작되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내가 뽑고 싶은 사람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요.
◇ 이가혁〉 그렇군요.
◆ 박현도〉 그리고 지금 개혁파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준비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아요. 지금 21일부터 아마 대통령 등록이 시작됐을 거예요. 출마 등록이 6월 3일까지인가요? 그리고 심사 기간을 거친 다음에 마지막 한 15일 정도 선거운동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상황은 시간이 너무 없어서 현 정부에서 반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준비해서 나올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그런 사람들이 이번에 심사를 통과하기는 어렵죠. 다만, 이란 정부에서 민심을 조금 더 다독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온건한 사람들을 대통령 후보로 낼 수 있는 생각은 할 수는 있을 겁니다.
◇ 이가혁〉 결국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머릿속에서 뭔가 좀 짜일 수 있겠네요.
◆ 박현도〉 그렇죠. 헌법수호위원회라든지 쉽게 말하면 이란을 이끌어가는 핵심 권력층에서의 결정이 중요하죠. 거기서 어떻게 결정을 하느냐 계속 사망한 라이시 대통령하고 비슷한 강경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민심이 조금 흔들리니까 조금 부드럽게 해주는 그런 온건한 사람, 그렇지만 우리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사람을 낼까, 이런 결정을 하겠죠.
◇ 이가혁〉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두 가지 질문만 좀 더 드리겠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먼저 여쭐 텐데요. 물론 오랫동안 갈등했고 '이란의 적국은 미국' 이렇게 흔히 알고 있는데, 미국 정부가 이 사고에 대해서 애도를 하면서도 비판을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성명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 등등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 공식적인 애도를 표명한다'라고 하면서도 '그의 이력 또는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국민을 탄압하는 데 가담했다'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강경파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이후에 미국과 이란 관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박현도〉 미국의 그 말은 무슨 말이냐면요. 1988년 그러니까 이 라이시 대통령이 1960년생이거든요. 28살 때 그 판사였어요. 이슬람법을 집행하는 판사였는데 그 당시에 이란이 3천 명 정도의 정치범과 반란범들을 즉결 처형했거든요. 이때 그 판결을 내린 사람이에요. 그래서 라이시 대통령을 부른 하나의 별명이 '테헤란의 도살자', '학살자'라고 불렸던 거죠. 그래서 미국이 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대통령이 죽은 것에 대해서 당연히 애도는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과거에 이 사람이 저질렀던 만행을 찬성하는 건 아니다. 그 얘기인 거고요. 새 대통령이 들어선다고 해서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가 가기는 어렵지만, 굉장히 강력하게 보수적인 사람이 나와서 반미 감정을 계속 조장한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나빠지겠죠. 더 나빠지겠죠. 그래서 대통령으로 들어온 사람이 얼마만큼 부드러운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미국과의 관계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나빠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국과 이란 관계가 개선되기는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 이가혁〉 결국에는 하메네이가 다 하니까, 2인자인 대통령의 변화로 크게 미국과 이란 관계까지 변할 거라 보기는 어렵다.
◆ 박현도〉 미국과 이란 간의 관계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 한 가지 있죠. 예를 들면, 정말 이번 선거는 그냥 개혁파든 뭐든 다 대통령 후보 기회를 열어주고 또 국민들이 투표에 나와서 예를 들면 개혁파 대통령을 뽑아서 개혁파 대통령이 국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 대통령이 되면, 이 사람이 미국에 대해서 유연한 태도를 보였었을 때 불편하지만 그래도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최고 지도자도 그거를 따라주는 게 보통의 지금까지 관례였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렇게 계획할 사람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선거에 나오겠냐 이거죠. 가장 최근에 선거가 3월에 국회의원 선거 있었는데 최악이에요. 투표율이 40%를 조금 넘었어요. 그리고 테헤란 우리나라로 치면 수도권 선거였거든요. 이란도 우리처럼 수도권의 선거 민심이 중요하다고 그러는데, 테헤란 선거구에서 투표율이 10%가 안 돼요. 그래요. 그러니까 이게 가장 큰 문제인 겁니다.
◇ 이가혁〉 아예 정치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겠군요.
◆ 박현도〉 네, 그러니까 회의를 느끼는 거예요. 그냥 아예 그냥 내가 투표해봤자 소용도 없고 내 의견은 반영되지도 않을 거고 아무렇지도 않을 거니까 난 투표 안 해. 이런 무관심층이 엄청나게 늘었고, 그게 주로 젊은 사람들이 그래요. 그래서 그거를 되돌리는 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이가혁〉 크게 변혁을 하려면 사실은 민심이 표심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이렇게 정리를 하겠습니다. 마지막 하나 짧게 좀 여쭙겠습니다. 그러면 중동 정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란하면 어쨌든 중동에서 맹주 중의 하나이니까요. 앞으로 중동 전세는 좀 변화가 있을까요? 크게 변화가 없을까요?
◆ 박현도〉 다시 말씀드리지만, 사장님이 돌아가셨는데 큰 변화가 있겠어요? 사장님 바꾸면 돼요.
◇ 이가혁〉 네.
◆ 박현도〉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게, 새로운 대통령 들어오면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좀 부드러워질 거냐? 그건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거는 차라리 제가 대통령 되는 게 더 빨라요. 그 정도로 어렵고요. 그리고 혁명수비대는 대통령 말을 듣지 않습니다. 소위 말해서 '대리 전쟁'을 하는 건 대통령이 아니라 혁명수비대이기 때문에, 혁명수비대하고 대통령은 전혀 관계가 없어요. 대통령이 혁명수비대 제어 못 합니다.
◇ 이가혁〉 혁명수비대도 하메네이의 지시를 받는거죠.
◆ 박현도〉 네, 그렇죠. 대통령은 국방권이 없으니까. 그래서 대통령 바뀌어서 바뀔 건 하나도 없고요. 다만 한 가지, 만약에, 만에 하나 이번 사건이 그냥 정말 불의한 사건이 아니라, 사고가 아니라, 정말 1%의 가능성, 0.01%의 가능성으로 인해서 불순 세력이 개입이 됐다면 이제 그건 파장이 크겠죠.
◇ 이가혁〉 암살이나 음모론이 진짜로 드러난다면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른다.
◆ 박현도〉 네. 다만 그렇지 않은 이상 현재 상황은 그냥 지금과 똑같이 될 겁니다.
◇ 이가혁〉 어쨌든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배경 지식은 이란은 대통령보다 그 위에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있다. 이 큰 틀을 가지고 틀리지 않는 분석을 할 수 있겠군요.
◆ 박현도〉 네, 그렇죠. 비유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 유고 상황이어도 엄청 난리가 나는 건 아니거든요. 대통령 유고라면 큰일이지만. 그것하고 똑같습니다.
◇ 이가혁〉 저희가 이렇게 똑똑해질 수 있는 시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님과 이란 현재 상황 알아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현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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