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중국이 대만 침공땐 TSMC 못쓰게 원격 차단”

김남석 기자 2024. 5. 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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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킬 스위치' 역할을 하는 강제 차단 기능을 통해 대만 TSMC에 공급한 EUV 장비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침공 위협이 고조되면서 미국 내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를 중국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설 파괴 주장까지 나오자 관련 대책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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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반도체 장악’ 대책 마련
첨단반도체 제조 필수 EUV 장비
유사시 강제차단 기능 써 무력화
정기 업데이트 없으면 가동 중단
생산시설 점령해도 활용 어려워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첨단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킬 스위치’ 역할을 하는 강제 차단 기능을 통해 대만 TSMC에 공급한 EUV 장비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침공 위협이 고조되면서 미국 내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를 중국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설 파괴 주장까지 나오자 관련 대책을 마련한 셈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중국이 세계 첨단반도체 약 90%를 생산하는 대만을 공격해 점령할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에 대해 네덜란드와 대만에 우려를 전달했다. 중국이 대만 반도체산업, 특히 TSMC 생산시설을 장악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반도체 생산능력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SML은 중국이 침공하면 TSMC에 공급한 EUV 장비들을 원격으로 비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정부는 관련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중국의 침입 시에 대비한 가동 중단 시뮬레이션도 시행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네덜란드는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에 따라 ASML의 EUV 장비는 물론 올해부터 EUV보다 한 단계 낮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대중국 수출 역시 금지하는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ASML의 원격 가동 중단 장치는 대당 가격이 2억1700만 달러(약 2960억 원)에 달하는 EUV 노광장비에 적용됐다. 이 장비는 EUV를 활용해 인공지능(AI)용은 물론 군사용 등 첨단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활용된다. ASML은 지난 2016년 개발 이후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반도체업체에 200대 이상 EUV 장비를 공급했는데 TSMC는 다른 어떤 반도체업체보다 많은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원격 가동 중단 장치 외에도 ASML의 EUV 장비는 오염 방지를 위해 클린룸에 설치되고 예비 부품을 통한 정기적 유지 보수 및 업데이트 서비스가 없으면 금방 가동 중단돼 중국이 TSMC 생산시설을 장악해도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류더인(劉德音·마크 리우) TSMC 회장도 지난해 9월 CNN 인터뷰에서 “누구도 TSMC를 무력으로 통제할 수 없다”며 “군사적 침략이 발생하면 TSMC 공장을 (장악해도) 가동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일각에서는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설 등이 제기되자 최악에는 TSMC의 제조시설을 파괴하고 핵심 엔지니어 인력을 미국으로 철수시키는 이른바 ‘초토화 전략’ 검토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대만 경제부는 “최고 반도체 기업이 오랜 시간 구축한 공급망과 인프라를 해외로 복제하는 것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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