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등판’ 시나리오? 목격담→회동→SNS 설전에, 남은 건 ‘세력화’

변문우 기자 2024. 5.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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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두문불출 ‘한 달’ 만에 행보 재개…尹정부·경쟁자들과도 대립각 세워
당내 친한계 포진, 팬덤 수도 급증…“시간 없는 만큼 세력화 속도 낼 듯”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정치권에서 사라졌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다시 몸 풀기에 나선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의 행보를 분석해보면 ①목격담 포착 ②측근 회동 ③SNS 메시지 발신 ④경쟁자와의 설전 등의 패턴이 보인다.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등판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대로 단계를 밟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앞으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행보에 필요한 것은 '당내 세력화'라는 제언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사회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의 행보로 들여다본 '등판 공식 패턴'

한 전 위원장은 최근 1~2주간 시민들의 목격담으로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4·10 총선 다음 날인 4월11일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정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한 달여 만이다. 그는 지난 11일에는 서울 양재도서관에서 이어폰을 낀 채 고양이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SF소설 《종의 기원담》을 읽는 모습이 포착돼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측근 회동'을 통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앞서 비대위원장직 사퇴 닷새 만인 4월16일 같이 활동했던 전임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가진 사실이 알려졌다. 또 5월3일에는 본인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과 당 사무처 당직자 20여명이 모여 식사 회동을 진행했다. 가장 최근인 12일에는 도곡동의 한 딤섬집에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저녁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SNS 메시지' 행보를 재개하며 윤석열 정부와도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그는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 정책' 논란과 관련해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 직구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되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고 적었다. 지난 4월20일 총선 참패 직후 입장문을 올린 지 약 한 달 만에 현안 관련 글을 올린 것이다.

메시지 행보에서의 당권 경쟁자 간 '설전'도 주목된다. 한 전 위원장은 직구 논란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이 당권주자들을 겨냥해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발언하자, 한 전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한 것이다.

당권을 넘어 대권 경쟁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한 전 위원장을 때리자 역설적으로 한 전 위원장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즈음부터 '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론'을 거론하며 연일 SNS에서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고 있다. 그는 "주군에게 대들다 폐세자가 된 황태자", "집권당 총선을 유례없이 말아 먹은 그를 당이 다시 받아들일 공간이 있을까", "지옥을 맛보게 한 한동훈을 용서하지 않을 것" 등이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홍 시장은 본인의 '당 거취'까지 걸며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 가능성에 직접 제동을 걸었다. 그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거 보고 배알도 없는 당이라고 느꼈다"며 "더 기가 막힌 것은 총선을 말아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들"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본인의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선 "또 다시 초짜 당대표 되면 나도 거취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했다.

韓의 남은 스텝은 '당내 지지기반' 다지기?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필요한 것은 '당내 지지기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정국에서 당내 세력화에 일부 성공한 모습이다. 일단 원내에만 해도 총선 정국에서 본인을 따른 '친한(親한동훈)계' 세력이 일부 포진돼있는 상황이다. 그 대표격인 장동혁 의원은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치인은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다. 민심은 변하는 중"이라며 '한동훈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한 전 위원장의 당내 '팬덤' 지지층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그의 팬 카페인 '위드후니' 회원 수는 총선 직전 1만5000여 명에서 22일 기준 '7만 명'을 넘어섰다.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회원 수 '20만 명'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도 이 대표 뒤를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보수 계열에선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친윤(親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21일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목격담, SNS 정치에 이어 지금은 회동정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제가 알기로는 지금도 (한 전 위원장이 정치인들을) 많이 만나고 다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다음 스텝은 본인 '팬덤'이 있는 만큼 세력화와 조직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나머지 단계들을 10일 안에 끝내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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