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日기시다 정상회담 협상은 교착 상태"

김예진 기자 2024. 5. 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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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를 위한 수면 아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납북 문제가 해결됐다는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리스크가 있다는 신중론이 뿌리 깊다.

아사히는 2000년대 고이즈미 전 총리의 방북 때와 비교했을 때 현재 북한에게 일본은 우선 순위가 낮아진 점도 협상 교착의 원인 중 하나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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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서 납북 문제 둘러싸고 양 측 간 신경전 계속"
北, 러와 관계 더 중시…"현재 중러 협력이 北에 생명줄"
[도쿄=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를 위한 수면 아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 4월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외신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2024.05.22.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를 위한 수면 아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양 측 협상이 "정체 국면에 들어갔다"고 거듭 설명했다.

특히 신문은 복수의 북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3월과 5월 일본 정부 관계자가 북한 노동당 관계자와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비밀리에 접촉했다고 전했다.

양 측의 접촉 시, 일본 정부 고위 관리를 평양에 파견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납북 문제 해결 차원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측도 만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호응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내각관방, 외무성 관계자 등 복수의 경로로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 이는 지난 1일 일본 노토반도(能登半島) 지진 당시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를 '각하'로 칭한 위로 메시지 발표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수면 위 '우호 모드'와 달리 수면 아래에서는 납북 문제를 둘러싸고 양 측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납치 문제가 해결된 문제라고 단언하고 있으나 일본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3월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하게 됐다.

한 일본 총리 관저 간부는 "(김 부부장이) 일본의 (북일 정상회담에 임하는) 진심 정도를 시험해왔다. 일본이 납치 문제에 대한 자세를 조금이라도 무너트리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납북 문제가 해결됐다는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리스크가 있다는 신중론이 뿌리 깊다.

[평양=AP/뉴시스[2002년 9월17일 평양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05.22.


아사히 등 일본 언론들은 올해 5월 22일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2번째 방북 20주년인 것을 맞이해 북일 관계를 다시 조명했다.

아사히는 2000년대 고이즈미 전 총리의 방북 때와 비교했을 때 현재 북한에게 일본은 우선 순위가 낮아진 점도 협상 교착의 원인 중 하나라고 풀이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사실상 고립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게 포탄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아사히는 한국 통일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금 중러와 협력이 북한에게 있어 생명줄이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총재로 있는 집권 자민당 파벌 비자금 문제 등으로 구심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정권 내에서는 20년 만의 일본 총리 방북이 실현되면 정권 부양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그러나 이제는 비관론이 나온다. 한 일본의 전직 외무상은 신문에 "(북한에게) 저런 말까지 듣는다면 이제는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의 '마음을 터놓고' (만나자는) 호소에도 북한은 침묵한 채다"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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