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상승→급강하 반복”…싱가포르 여객기, 난기류로 1명 사망·70여 명 부상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기내가 난기류 여파로 아수라장이 됐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면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온라인에서는 당시 승객들이 느꼈을 공포를 짐작할 수 있는 엉망이 된 현장 모습이 공유되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기종: 보잉 777-300ER)가 미얀마 이라와디 분지 상공을 비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나 오후 3시 45분께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날 사고로 70대 영국 남성이 사망했으며, 7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심장 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된다. 부상자 가운데 6명은 중상을 입었다.

조종사는 난기류가 발생하자 즉시 비상상황임을 알리고 방콕으로 회항했다. 로이터가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표에 따르면,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이날 오전 7시 50분쯤 난기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비행기는 분당 1664피트(약 507m) 속도로 상승했다가 3초만에 1536피트(약 468m) 속도로 뚝 떨어졌다.

다만 앞선 보도에서 언급된 3만 7000피트(약 1만 1277m)에서 3만 1000피트(약 9448m)로 하락한 데이터에 대해 플라이트레이더24 대변인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한 비행 고도 변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탑승객인 쟈프란 아즈미르는 “갑자기 항공기가 기울어지더니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비상 상황에 대비했는데, 갑자기 급격한 하락이 있어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들이 천장으로 발사됐다”며 “어떤 사람들은 머리 위 짐칸에 머리를 부딪쳤고, 조명과 마스크가 나오는 곳에 부딪혀 천장이 뚫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들이 당시 비행기에 탑승해 있던 앨리슨 바커는 “아들로부터 '비행기가 비상착륙하고 있다. 모두들 사랑한다'는 무서운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답이 오기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두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탑승자들이 난기류로 부상을 입은 채 앉아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당시 현장의 모습이 공유됐다. 탑승객이 머리에 피를 흘리고 일부 지혈한 채 앉아있는가 하면, 승무원이 코피를 흘리고 있다. 승객들의 머리 위에는 비상시 나오는 마스크와 튜브뿐만 아니라 부서진 천장에서 떨어진 부품이 매달려 있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