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만드는 담뱃잎 유전체 해독…“고부가 소재 생산에 활용”

생명공학연구원, 식물 합성생물학에서 활용 기대

왼쪽부터 권석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원장, 신아영 선임연구원, 연구 논문의 제1저자 이상희 UST-KRIBB 스쿨 박사과정생, 제1저자 고서린 UST-KRIBB 스쿨 박사과정생./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고부가 소재 생산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담배류 식물의 표준유전체를 구축했다. 담배를 활용해 식물 백신이나 기능성 물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석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부원장과 신아영 생명연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이용해 담배류 식물인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Nicotiana benthamiana)’의 고품질 표준유전체를 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순한 식량 공급 수단이던 식물을 새로운 물질이나 기능을 생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담배류인 벤타미아나다. 키우기 쉽고 성장이 빠르며, 병원성 박테리아에 대한 반응성이 높아 진단용 시약이나 백신을 만드는 데 쓰인다.

연구진은 3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중 하나인 나노포어 서열분석법을 활용해 고품질의 벤타미아나 표준유전체를 완성했다. 나노포어 서열분석법은 세포에 난 초소형 구멍을 통해 DNA 서열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표준유전체는 생물 종(種)을 대표하는 품종의 유전자 정보로 완성도와 정확도가 중요하다. 유럽과 호주에서 벤타미아나의 표준유전체를 구축해 왔으나 유전체 구조가 복잡해 표준유전체의 정확도가 낮았다.

연구진은 유전체 2.76GB(기가바이트, 1GB는 10억바이트)를 해독하고 유전자 4만6215개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표준유전체의 품질 척도인 QV 수치는 49로 기존 표준유전체의 오류를 개선했다. 특히 식물의 핵 DNA를 손상 없이 긴 상태로 추출하는 방법을 고안해 유전체 정보를 고품질로 생산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신아영 선임연구원은 “식물 기반 고부가 소재 생산 연구와 같은 식물 합성생물학 연구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식물인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의 고품질 표준유전체 구축을 통해 식물 합성생물학 연구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담배 식물을 개량해 유용한 단백질이나 물질을 만들고, 산업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 연구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 온라인판에 지난 4월 16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Scientific Data(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97-024-03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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