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다 망했다” 20달러에 새우 무한리필 해주다 파산한 美식당

이혜진 기자 2024. 5. 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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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파산 보호를 신청한 미국의 유명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 '레드 랍스터'(Red Lobster)의 간판. /로이터

미국의 유명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 ‘레드랍스터’가 파산 절차를 시작하면서 자산을 매각하고 매장 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단돈 20달러(2만7300원)에 새우를 무한리필해주는 프로모션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오히려 경영난을 심화시켰다.

20일(현지시각) CNN,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44개주와 캐나다에 578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레드랍스터는 전날 플로리다주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 측은 부채가 10억 달러(1조3650억원)가 넘고 보유 현금이 3000만달러(409억4700만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회사는 대부분의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매장을 축소할 계획이다. 레드랍스터는 이미 지난 주 실적이 부진한 93개 지점을 폐점했다.

한때 매출 순위가 미국 내 24위에 오르는 등 번창하던 레드랍스터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높은 임대료와 더불어 고금리, 비용 상승, 식습관 변화로 위기를 겪었다. 매장 방문 고객 수는 2019년 이후 약 30% 감소한 상태다.

특히 2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새우를 무한리필하는 월요일 한정 이벤트를 상시로 확대한 점이 큰 타격을 입혔다. 이 프로모션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새우 많이 먹기 챌린지’까지 유행하면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레드랍스터 측은 뒤늦게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지만 손해는 막심했다. 레드랍스터 측은 “2023년 5월 20달러에 새우 요리를 무제한 먹을 수 있는 기획 상품을 한시적으로 내놓았다가 영구 프로모션으로 전환했는데, 이로 인해 1100만 달러(1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레드 랍스터의 CEO 조나단 티버스는 파산 신청 이유로 △경제 침체 △업계 내 경쟁 심화 △비용 상승 △무모한 경영 판단과 전략 실패를 꼽았다. 그는 “이번 구조 조정은 레드 랍스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이라며 “우리는 이를 통해 재무 및 운영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에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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