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러 화가 미스유타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걸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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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그림이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글 쓸 때보다 그림을 그리며 훨씬 더 큰 자유를 느끼는 것 같아요."
미스유타 그림의 주요 특징인 뚜렷한 명암과 조각 같은 인물 표현이 그대로 살아 있는데, 흥미로운 건 작품 속 인물들이 '시간을 알 수 없는'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는 것.
미스유타는 손목시계에 대해 "사회적 압박에 저항하는 정신이기도 하다"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과 사회적 기대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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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그림 배워 화가 전향
사회적 압박에 저항정신 드러내
글·사진=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때론 그림이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글 쓸 때보다 그림을 그리며 훨씬 더 큰 자유를 느끼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 문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러시아에서 7년간 기자로 일했다. 그리고 튀르키예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 이 독특한 이력의 화가는 최근 첫 방한 한 액스 미스유타(40). 그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페레스프로젝트에서 개막한 첫 아시아 개인전에서 이렇게 밝혔다. 전시명은 ‘정점의 직전(Best Before)’.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원치 않는 일을 했지만,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마침내 예술가의 길을 걷는다. 런던과 파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도 그림이 소장돼 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 ‘라이징 스타’에겐 여전히 그 무엇도 ‘정점(Best)’이 아니다. “넓고 깊은 그림의 세계에는 공부할 게 아직 많습니다.”
전시에는 회화 12점과 조각 10점이 출품됐다. 모두 올해 작업한 최신작이다. 미스유타 그림의 주요 특징인 뚜렷한 명암과 조각 같은 인물 표현이 그대로 살아 있는데, 흥미로운 건 작품 속 인물들이 ‘시간을 알 수 없는’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각자의 ‘어떤’ 시간을 산다. 예컨대 ‘결혼식들과 장례식들’엔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채 삶의 한 단계를 지나는 사람들이 있고, ‘기다리다’에서는 젖을 물린 엄마와 갓 태어난 아이가 강렬한 생존의 순간을 맞는다. 또 ‘어딘가에’ 속 팔과 다리는 분주히 무언가를 찾아 헤매며 인생을 ‘낭비’한다. 미스유타는 손목시계에 대해 “사회적 압박에 저항하는 정신이기도 하다”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과 사회적 기대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시계는 ‘나이’ ‘적기’ ‘관습’의 의미를 품고 있는 셈이다.
어두운 화면에 인물들의 표정 역시 감정을 알기 어려운 형태지만, 우울보다 희망의 기운이, 담담하고 고요한 응원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처음 소개됨에도 불구하고, 출품작들은 국내 미술 애호가들의 지지를 얻으며 이미 대부분 판매됐다. 미스유타는 특히 조각품에 ‘자신’을 투영시켰다. 잔뜩 웅크린 채 발아래를 보고 걷는 ‘추구자(seeker)’는 낙담한 것이 아니라, 어깨를 활짝 펴려는 것이다. 날아오르기 직전의 나비처럼. “그가 찾는 건 행복일 수도, 일 또는 삶의 의미일 수도 있어요. 무얼, 언제 찾을지는 각자의 몫이죠.”
6년 전부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정착해 살고 있는 미스유타는 “여행 중 마음을 뺏겼고, 그대로 머무르게 됐다”고 했다. 고향이 그립지는 않을까. “러시아에 가족이 있어요.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저 지금은 이스탄불이 저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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