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그렇게 좋아?" 포스테코글루 '살인 일정' 옹호→따끔한 일침..."다시는 피로 불평하지 마"
[OSEN=고성환 기자] "돈이 정말 그렇게 가치 있는가?"
영국 매체가 선수들을 혹사시키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향해 일침을 던졌다.
영국 '텔래그래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뉴캐슬 같은 포스트시즌 친선경기는 무모하며 꼭 금지돼야만 한다. 두 클럽 모두 경기를 위해 호주로 날아갔다"라며 "두 감독은 다시는 피로에 대해 불평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토트넘은 22일 오후 6시 45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함께 프리미어리그(PL)에 속해 있는 뉴캐슬과 포스트시즌 친선경기를 펼친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이다. 토트넘은 지난 20일에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23-2024시즌 PL 최종전을 치렀다.
결과는 3-0 승리였다. 전반 14분 데얀 쿨루셉스키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14분 페드로 포로가 대포알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여기에 후반 20분 쿨루셉스키가 멀티골을 기록하며 세 골 차를 만들었다. 토트넘은 실점 없이 승리를 거머쥐며 5위 자리를 확정 지었다.
하지만 토트넘 선수들에겐 시즌 종료를 즐길 시간도 없었다. 이들은 셰필드전을 마친 지 몇 시간 만에 비행기에 올라타 호주로 이동했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런던에서 17000km 가까이 떨어져 있는 데다가 시차도 9시간에 달한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보통 프리시즌은 빨라야 6월 중순에나 시작된다. 하지만 토트넘과 뉴캐슬은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이벤트 경기를 추진하면서 이례적으로 일정을 잡았다.
영국 'BBC'는 "PL 시즌이 끝났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라며 "토트넘과 뉴캐슬은 시즌 종료 친선경기를 위해 호주까지 날아갔다. 심지어 뉴캐슬은 28일에 호주 A리그 올스타팀과 2차전도 치른다. 두 팀은 키어런 트리피어, 브루노 기마랑이스, 알렉산데르 이사크(이상 뉴캐슬), 제임스 매디슨, 미키 반 더 벤, 손흥민(이상 토트넘) 등 주축 선수들도 모두 소집했다"라고 강조했다.
PL 최다 득점자(260골)이자 뉴캐슬 전설인 앨런 시어러도 "코파 아메리카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뛸 선수가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걸 상상할 수나 있는가? 광기다. 미쳤다"라며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뉴캐슬이 수요일 밤에 호주에 가서 토트넘과 경기를 하고 또 다른 경기를 치르는 건 미친 짓"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트리피어는 "토너먼트도 치른 해이기 때문에 이상적이지 않다. 클럽이 왜 경기를 하는지는 이해한다. 난 토트넘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해본 적 있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이상적이지 않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내놨다. 고국에서 경기를 앞둔 그는 "우리는 뉴캐슬과 상황이 조금 다르다. 그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했지만, 우리는 아니었다. 비밀은 아니지만, 이번 경기는 우리에게 수익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만약 우리도 유럽대항전에 나갔고, 더 큰 경기 일정이 있었다면 난 분명히 이런 일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난 거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팀도 우리에게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우리가 유럽대항전에 나가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의 상황이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이틀 만에 경기를 치르는 게 본질"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큰 문제까진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매체는 "불행하게도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이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을 떠나지 않는 한 다시는 피로나 빡빡한 일정에 대해 합법적으로 불평할 수 없다"라며 "시즌을 마친 뒤 몇 시간 안에 호주로 날아가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결정. 이는 그들의 주장이 공허하고 위선적이라는 사실을 뜻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텔레그래프는 "물론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 건 그들의 클럽과 고용주였다. 하지만 감독들도 함께였다. 돈이 정말 그렇게 가치 있는가?"라며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10500마일을 비행하는 건 방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는 이번 일정이 이상적이지 않다고 인정했지만, 이는 절제된 표현이다. 토트넘의 시즌 41번째 경기이기 때문에 덜 해롭다고 추론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이젠 선수들이 쉴 시간이다. 그리고 토트넘은 많은 부상 문제를 안고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국가대표팀으로서도 절대 반길 수 없는 소식이다. 텔레그래프는 "트리피어와 닉 포프는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왔고, 매디슨은 복귀 이후 컨디션을 되찾으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금 이런 경기를 하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들은 모두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들이다"라며 "이번 포스트시즌 여행은 그야말로 무모한 일이며 금지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잉글랜드 국적 선수들뿐만 아니라 손흥민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는 뉴캐슬전을 소화한 뒤 곧바로 한국으로 이동해 6월 A매치를 준비해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 원정과 홈에서 중국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1년 동안 쌓인 피로를 털어낼 시간이 많지 않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에서 최전방 공격수와 좌측면을 오가며 활약했고, 초반 20경기에서 12골 5도움을 터트렸다. 그러나 지난 1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다소 부침을 겪으며 17골 10도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만 32세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한국 대표팀에서도 매 경기 출전했다. 중국 원정과 태국 원정, 카타르 아시안컵 전 경기 풀타임 등을 고려하면 피로도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시즌을 마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영국-호주-한국을 비행해야 하는 상황.
한편 손흥민은 뉴캐슬전에도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영국 '스포츠 몰'은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제임스 매디슨-브레넌 존슨, 파페 사르-올리버 스킵, 에메르송 로얄-미키 반 더 벤-애슐리 필립스-페드로 포로, 브랜든 오스틴이 선발 명단을 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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