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급 타자에 누가 안 될 만큼… MVP→톱타자 변신은 무죄, '찬스메이커+해결사' 동시충족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6회초 1사 3루 KT 로하스가 재역전 2점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6/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KT 위즈 로하스의 1번 배치 승부수. 성공적이다.

3연패를 끊고, 2연승을 달렸다.

로하스는 19일 LG전에 톱타자로 나서 10대4 역전승으로 팀의 연패를 끊었다.

이강철 감독은 2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김민혁이 다리가 완전하지 않아 도루가 안된다. (부상 복귀한) 정대는 아직 방망이 감이 완전치 않다. 외야수비 중심을 잡기 위해 기용은 한다"며 로하스 1번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까지 2경기 연속 1번 배치. 또 한번 성공했다. 찬스메이커이자 해결사로 나섰다.

5타수3안타 2타점 3득점. 1회 선두 타자 안타로 물꼬를 튼 뒤 장성우의 적시타 때 선취득점을 했다. 3-1로 앞선 7회에 1사에도 2루타로 나간 뒤 강백호의 땅볼 때 추가 득점을 했다.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6회초 1사 3루 KT 로하스가 재역전 2점홈런을 치고 강백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6/

결정적인 순간은 5-5로 맞선 연장 11회 마지막 타석이었다.

선두 대타 천성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비디오 판독 끝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로하스가 화답했다. 풀카운트에서 김재윤의 128㎞ 포크볼을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6-5 군형을 깨는 천금 같은 결승타. 이어진 2사 2,3루에서 장성우의 3루 땅볼을 3루수가 뒤로 빠뜨리며 추가 2득점으로 승부를 갈랐다.

1번 타자로 나선 경기에서 타율은 4할5푼(20타수9안타). 시즌 타율을 훌쩍 넘는 수치다.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6회초 1사 3루 KT 로하스가 재역전 2점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6/

2020년 MVP 로하스. 1번이 체질인 것일까.

맡긴 타순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헌신이 만들어낸 착시일 가능성이 높다.

21일 삼성전 후 로하스는 "처음에 천성호가 출루 하면서 진루에 초점을 맞췄다. 어떻게든 2루나 3루로 보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후 도루로 2루 상황이 됐고, 이 때도 주자가 3루로 진루하거나 홈으로 들어오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 결국 안타가 나올 수 있었고, 더 좋은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로하스는 톱타자에 대해 "1번 타자로 출전하면 가장 중요한 건 출루다. 출루에 중점을 두면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소극적으로 스윙하지는 않는다. 내 스윙을 그대로 하면서 상황에 따라 볼넷 출루, 타격 등에 신경 쓰고 있다. 뒤에 중심 타선에 있는 강백호가 MVP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기록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어준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22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로하스가 그런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다. 팀과 상황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다"고 했다. 로하스는 이날도 1번 우익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