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독 처리→尹 거부권' 10번째…협치는 공염불 [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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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10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거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야 간 지루한 표 싸움, 재표결에 따른 법안 폐기를 반복하는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한 순차적인 재입법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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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10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특검법)에 대해서다.
취임 2년여 6번째이자, 법안으론 10번째 거부권 행사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횟수는 이승만 전 대통령(12년간 45회)에 이어 2위다. 재임 기간을 고려한다면 이 전 대통령이 1년에 3.7회인 반면 윤 대통령은 1년에 5회로 최고치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첫 번째 영수회담, 여야 사령탑의 교체로 일각에선 협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역시나였다.
21대 국회를 일주일 남기고 정국은 다시 급랭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6당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개혁신당 역시 민주당과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협치를 강조했다. 야권은 25일 대규모 장외집회에 이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재의결을 다짐했다.
대통령실은 조건을 걸었다. 여야의 합의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선 '이탈표' 계산에 분주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설득을, 국민의힘은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결국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거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야 간 지루한 표 싸움, 재표결에 따른 법안 폐기를 반복하는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거부권 정국이 22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한 순차적인 재입법을 예고하고 있다.
나아가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주가조작 의혹) 특검도 기다리고 있다.
21대 국회는 이렇게 최악의 성적표 속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1대 국회 법안 통과율은 36.6%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장 전세사기특별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 특별법, 구하라법 등도 모두 계류 중으로 곧 자동 폐기된다.
모처럼 김진표 국회의장의 말에 공감이 갔다. 오는 29일 임기를 마치는 김 의장은 "9번의 거부권 행사를 막지 못한 것에 일종의 자괴감이 든다. 제1당(더불어민주당)이 관철하고 제2당(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과정에서 허공에 주먹질하는 모습이다.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고 했다.
22대 국회 4년 후에도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면, 국민은 자신이 선택한 의원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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