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2번 슈퍼초선…“친명·친윤 예고된 균열, 3석 신당엔 기회” [금배지 원정대]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5. 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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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 원정대-67]
개혁신당 이준석 경기 화성을 당선인
이재명, 재판받으면서 당 통제 불가능
170명 넘는 巨野 개인플레이 못 막아
與가 단일대오? 곧 선택의 순간 도래
특검 이탈표·탈당 러시 재현될수있어
직구사태 근본 원인은 당정 ‘민원정치’
개혁신당은 ‘다른 문법’으로 승부할것
총선서 물린 한동훈, 등판땐 더 물린다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 [사진=김호영 기자]
Q. 이준석에게 정치란? A. ‘기회의 사다리’가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 Q. 이준석에게 금배지란? A. ‘기회의 사다리’를 구축할 수단

“170여 명에 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이 빛나기 위해 각자 개성을 드러내려 할 겁니다. 그 개성이 결코 좋은 개성은 아닐 텐데, 이재명 대표에게 당을 통제할 정신적 여유가 없을 것 같네요.”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는 ‘이재명 일극 체제’의 균열을 예상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4월 총선 승리로 압도적 다수당에 오른 민주당이 ‘거야(巨野) 입법폭주’를 행할 거라 전망한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2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의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말을 세게 할 욕구가 커지는 거고, 특히 지금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적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더욱 ‘오버슈팅’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재판 등의 이유로 이재명 대표의 ‘군기 잡기’가 쉽지 않을 거고, 결국 당이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제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됐지만 이 대표의 정치 경력은 올해로 벌써 13년이다.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스스로 대역전극을 썼다. 의석수는 3석에 불과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분가한 개혁신당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108석 여당’도 분열상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연말쯤 되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정적인 정치적 판단을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점쳤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그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 여당 의원들의 이탈, 그리고 탄핵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달 말 ‘채상병 특검법’ 국회 재표결 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여럿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에는 “국회 본회의장에 안 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후년 지방선거 목표는 영남 2당·수도권 3파전
이준석 전 대표는 개혁신당에 대해 “보수도 진보도 아니며, 정도(正道)를 걷는 정당”이라 못 박았다. 그는 “사람들이 계속 개혁신당한테 보수냐 진보냐 물어보는데, 그 질문 자체의 문법이 이상하다”며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보수인가, 민주당은 제대로 된 진보인가. 그들은 절대 아닌데 저희는 양자택일하라 하는 전제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이 창당을 했지만 성과를 낸 정당이 많지 않다고 본다”며 “이번에도 연동형 비례제 하에서 비례와 지역구 의원을 꼼수 없이 당선시킨 정당은 개혁신당이 유일하다. 그런 정당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야권의 대선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힌다. 최근 허은아 신임 개혁신당 대표가 “2027년에 젊은 대통령을 탄생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뚜렷한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는 “당면한 과제는 2026년 지방선거”라며 “지방선거를 잘 치러서 당 기반을 잘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 없이 대선후보로 직행하긴 힘들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는 “영남에서 확고한 2당, 수도권에서 3파전을 벌일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며 “목표 실현을 위해 수도권 기초의원 중 3인 선거구 지역에 모두 후보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토론 배틀과 정책공모 등 공정한 경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특강 몇 번 하고 끝내는 ‘인재 육성’은 하지 않겠다. 정치인 재능이 있는 인재를 공정하게 발굴하는 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원에 휘둘리는 정책은 해법 아니다
4·10 총선에서 개혁신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3석, 정당 득표율은 3.61%였다. 그런 개혁신당의 존재감을 키울 전략은 뭘까. 이 전 대표는 “개혁신당은 다른 문법을 만들겠다”며 “‘게임체인저’적인 발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의료 강화 정책을 꼽았다. 그는 “지역에서는 ‘대학병원을 만들어달라’, ‘의과대학을 유치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실제로 병에 걸리면 지역 대학병원이 아닌 수도권으로 가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전국 어디에서든 기차를 타고 2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지역에 세계 최고의 암 진단 센터를 짓고, 우선 예약 권한을 지방 거주민에게 주는 게 실질적으로 지방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국 어디서든 2시간 이내에 닿는 도시로는 오송, 천안·아산, 그리고 본인 지역구인 동탄을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의대증원은 ‘낙수경제론’에 이은 ‘낙수의사론’ 아니냐”며 “수도권에서 돈 벌기 힘들면 의사들이 지방을 갈 거라는 논리인데, 로스쿨을 늘려놓으면 변호사들이 지방 내려가던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최근 이슈가 된 해외직구 규제에 대해선 “정부·여당이 민원을 들어주는 정책과 정치만 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정치는 민원을 넘어서는 대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의 정부·여당은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혁신당은 다른 이야기를 용기 있게 할 줄 아는 당이 될 것이며, 이런 게 개혁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 전 위원장과 그를 돕는 사람들 모두 물린 게 많다고 생각해 ‘한게임 더 고(GO)’ 하는 것”이라며 “물린 것보다 물릴 게 더 많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은 총선 결과를 두고 자기변명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본인은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못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원래 당 대표란 모래주머니를 달고 선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2대 총선 기간 쉬지 않고 달려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까지 새 국회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하겠습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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