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사라지자 '눈치게임' 시작…이란의 다음, 이들을 보라
이란의 권력 2인자이자 차기 최고지도자 유력후보였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이란 지도부 내에서 권력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라이시 대통령을 후계자로 내세우고 실권은 자신의 차남에게 물려주려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 시나리오'가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4)와 종교지도자인 알리레자 아라피(67),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모하메드 모흐베르 제1부통령(69), 사법부 수장인 모흐세니-에제이(67)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란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 부재시 50일 이내에 국민 투표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최고지도자의 경우 88명의 성직자·법학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에서 결정한다. 임기가 8년(4년 중임)으로 제한된 대통령과 달리 최고지도자는 죽을 때까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종신제다.
현재 실권을 잡은 이란 강경파들이 라이시를 최고지도자 후계자로 낙점하고 수년에 걸쳐 원활한 승계를 준비해 온 것도 배경에도 이란의 독특한 정치 권력 구조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절대 권력의 최고지도자 자리를 놓고 이란 내부에서 혼란 이상의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최고지도자 후계자로 급부상한 인물은 '비선 실세'로 불리는 모즈타바 하메네이다. 현 최고지도자의 둘째 아들인 그는 이란 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그 산하 준군사조직인 바시즈의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 내에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즈타바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울 경우 종교계는 물론 국민들의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세워진 이슬람 공화국인 만큼 지도자 세습이 이뤄질 경우 다시 군주제로 돌아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란 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던 지난 2022년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아라피는 시아파 교리를 설파하는 핵심기관인 알 무스타파 국제대학 총장으로 모즈타바, 모흐베르 등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명망 있는 종교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직접 발탁한 인물로 이란의 종교도시 '쿰'에서 금요 대예배를 집전하는 한편 이슬람 신학교 지도자로서 시아파 신학자들을 육성하고 있다.
이밖에 모흐세니-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도 후계자 후보로 꼽힌다. 사망한 라이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사법부 수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핵심 지도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군부 세력이나 온건파·개혁파 정치인들이 부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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