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제 '해양안보' 갈등 피해 최소화하려면[fn기고]

정인홍 2024. 5.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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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김희은(Hee-Eun Kim)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대표, 워싱턴 DC

작금의 국제사회는 반목과 파괴의 화마에 휩쓸려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해양안보는 군사적 갈등과 긴장에 초점이 맞춰져 강대국간의 경쟁구도로 국제여론이 형성되기도 한다. 해양안보는 세계역사 발전의 큰 변수이다. 인류문명의 화려한 발전의 결정적 계기는 교역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육로로 시작된 실크로드가 15세기부터 해로를 통한 구(舊)대륙과 신(新)대륙을 연결, 환(還)지구로부터 현재의 지구촌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동서남북의 교통로를 따라 중요한 세계사적 사변들이 전개되어 왔으며, 수많은 민족들과 국가들의 흥망성쇠가 거듭되며 인류역사는 전진해왔다. 문명의 탄생과 번영은 교통의 발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교통의 불편이 문명의 후진을 초래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실증되었고, 21세기의 우리는 파괴적인 국제정세 속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혹독한 경험을 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지역과 관련된 해양안보의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해권을 둘러싼 무고한 통행 (innocent passage)에 대한 부적절한 제한, 과도한 직선 경계선 긋기,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군사활동 제한 등 일부 해안 국가의 과도한 해상 청구권으로 인한 항해 권리와 자유의 침해이다. 둘째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섬과 지형을 둘러싼 영토 분쟁과 영유권 분쟁 및 중국의 남중국해 9 단선 주장과 인공섬 건설 활동으로 고조된 역내 안보환경의 긴장이다. 셋째는 말라카, 순다, 롬복 해협과 같은 해상 항로와 초크 지점(choke point)에 대한 접근 거부로 인한 분쟁해상의 잠재적인 군사화이다. 넷째는 일부 국가의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같은 국제법 위반으로 인한 해양 질서의 훼손이며, 다섯째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해군간의 초 근거리조우로 인한 오판과 군사적 갈등의 확대 위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근(近) 홍해협과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은 뜨거운 주제이다.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 발발후, 수에즈(Suez) 운하가 봉쇄되어 세계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이 초래되기도 하였고, 대만해협의 긴장된 안보환경은 국제경제의 불안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바닷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모든 나라들의 생명줄이며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유럽과 여타 지역에까지 연쇄작용이 이루어진다. 인도-태평양 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항해의 자유는 지역내 또는 인근 국가들이 유지하고자 하는 경제적 이익, 안보 목표, 규칙에 기반한 안정된 국제질서를 위하여 보장되어야 된다. 그 지역에는 세계 무역의 상당 부분이 매년 통과하는 말라카 해협 및 남중국해와 같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해운 항로가 있다. 즉, 항해의 자유는 지역 국가들과 세계의 경제적 번영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또한 잠재적인 충돌억제와 지역 안보를 위하여 국제법과 국제규범의 테두리 속에서 미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의 군함과 항공기의 합법적인 이동 및 접근을 허용하여 위기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갈등을 억제하는 해양질서 원칙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정국가의 이익과 세력의 팽창을 위한 반(反) 국제법적인 강제 행위를 방지하고 해적 퇴치, 대테러, 인도적 지원, 재난 구호 활동과 같은 초국가적(超國家的) 해양 문제에 대한 협력이 절실하므로, 연안 국가들의 과도한 해양 영유권 주장으로 인한 항해권 제한을 방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변화하는 해양안보 진형에 유연성 있는 대응을 위한 국가들과 비국가(非國家) 행위자들간의 포괄적인 협력을 통하여 평화로운 세계무역을 촉진하고 진화하는 위협에 대한 예측 및 탐지 능력을 높이며 분쟁해결 및 긴장 완화의 방법을 다층적으로 강구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이다. 국제법을 준수하는 자유로운 항해는 특정 국가의 안보 전략 혹은 진영대립의 이슈가 아닌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통감하며 세계 시민(Global Citizens)의 입장으로 협력하는 것이 후손들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모든 국가들의 의무이다.

5월 말,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제주포럼에서 인류 역사의 발전과정의 한 부분이자 국제경제와 안보환경의 중추적 함의가 있는 해양안보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아태지역 해양안보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이러한 국제회의가 제주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또한 큰 의미가 있다. 제주평화연구원(Jeju Peace Institute), 한국해양전략연구소 (Korea Institute for Maritime Strategy)그리고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Center for Asia Pacific Strategy)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해양안보 세션에서는 통찰력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각기 다른 국가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질적인 국제사회의 협력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이다.

정리=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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