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거부권' 얼어붙은 정국…尹-거야 극한대립 22대로 이어진다

정지형 기자 2024. 5.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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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제21대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야당과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채상병 특검법에 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는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국회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 논리다.

채상병 특검법까지 포함해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10차례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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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서실장, 3가지 사유 재의요구 필요성 역설
양곡관리법 시작으로 '野 강행 처리-거부권' 반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습. (대통령실 제공) 2024.5.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제21대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야당과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채상병 특검법에 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지난 2일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지 19일, 지난 7일 법안이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이다.

비서실장 브리핑(지난 2일)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9일) 등을 통해 이미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던 만큼 재의요구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에 관한 찬성 여론이 높았던 만큼 정 실장은 대통령 재가 직후 재차 브리핑을 열었다.

정 실장은 특히 지난 25년간 여야 합의에 따라 처리해 온 특검법을 이번에 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특검 자체가 수사권과 소추권이라는 행정부 기능을 일정 부분 입법권에 부여하는 제도인 만큼 여야 합의가 필수지만 야당이 삼권분립을 지키기 위한 '헌법적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는 채상병 특검법을 다시 국회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 논리다.

대통령실은 또 기존 입장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에서 이미 해병대원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해 수사 중인 점을 들었다.

특검 제도는 통상적인 형사사법적 절차가 모두 끝난 뒤 정치적 결단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보충적·예외적' 장치라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아울러 야당에 편중된 특검 추천 권한, 실시간 언론 브리핑 등을 문제 삼으며 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했다.

비서실장이 3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들며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 이미 야당이 채상병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만큼 여론전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채상병 사건에 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번 사안의 본질이 진상 규명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려고 하기보다는 특검을 이용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며 "지금 진행 중인 수사가 잘 진행돼 국민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채상병 특검법까지 포함해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10차례로 늘었다.

지난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방송3법(방송법 개정안·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올해 들어선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대장동 특혜 제공 의혹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 등이다.

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맞서는 형국이 반복되면서 21대 국회 하반기가 극한 대립으로 얼룩지게 됐다.

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국회로 넘어온 채상병 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재표결에서 부결된다고 해도 제22대 국회가 구성되면 곧바로 다시 발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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