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부’ 신설 카드 꺼내든 정부…농촌 또 소외되나

지유리 기자 2024. 5. 22. 05: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인구감소 대책으로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꺼내 들었다.

새 부처는 '일·가정 양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인구정책에서 농촌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사회부총리가 이끄는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면서 "저출생대응기획부가 교육·노동·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회부총리급 부처 개편 가시화
도시위주 일·가정 양립 구상 담겨
농업현장선 출산휴가 개념 희미
“고령화 대책 포함해야” 주장도

정부가 인구감소 대책으로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꺼내 들었다. 새 부처는 ‘일·가정 양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인구정책에서 농촌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사회부총리가 이끄는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3일엔 부처를 담당할 저출생수석실 설치를 언급하는 등 부처 개편을 가시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면서 “저출생대응기획부가 교육·노동·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인구문제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총괄하고 있지만, 정책의 실행력이 미흡하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사회부총리급 부처를 만들겠다고 나선 데는 강력한 권한이 있는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새로 추진될 저출생 대책이 주로 도시 직장인을 염두에 둔 정책으로 보인다고 꼬집는다. 윤 대통령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고 충분하게 쓸 수 있도록 ‘시차 출퇴근’ ‘근무 시간 선택제’ 등 육아기 유연근무화를 제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로 잠정 연기된 저출산위 전체회의도 ‘일·가정 양립’을 강조하면서 비슷한 내용이 담긴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산·육아 휴가 활성화를 통해 일·가정 양립을 도모한다는 정부 구상은 농촌주민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대책이다. 농번기에 유연근무제를 적용하기 어렵고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농업현장에서 출산과 육아에 따른 휴가·휴직 개념이 희미하기 때문이다. 유연근무제보다는 농번기 인력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산부인과 등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점도 농촌 인구감소세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농촌지역의 보육·돌봄 서비스를 확충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로 꼽힌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밀도가 낮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의 출생률은 도시보다 높은 편인데, 이들을 위한 돌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구문제는 저출생과 고령화가 얽혀 있는 사안인데, 고령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고령화가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 설립 취지를 발표했지만, 고령화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저출생고령화대응기획부’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