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차지명 에이스에 밀리지 않았는데…19살의 팀 퍼스트 정신, 승리 날아갔어도 2R 루키는 웃었다 “개인 승리 욕심 없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5. 2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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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졌지만 2승은 없었다. 그래도 루키는 웃었다.

KT 위즈 신인 투수 육청명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육청명은 강릉고 출신으로 2라운드 17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신인 투수. 올 시즌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 6.04를 기록 중이다. 직전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8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7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1회부터 위기가 있었다. 김지찬을 2루 땅볼, 구자욱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리며 출발했으나 데이비드 맥키넌에게 2루타, 김영웅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히 류지혁을 투수 땅볼로 돌리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도 쉽지는 않았다. 이재현에게 중전 안타, 오재일에게 2루타를 맞으며 무사 주자 2, 3루. 강민호에게 동점 희생타를 맞았다. 이후 김헌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김지찬의 중견수 뜬공 때 배정대의 깔끔한 홈 송구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는 나쁘지 않았다. 구자욱을 투수 땅볼로 돌리고 맥키넌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지만 김영웅을 땅볼, 류지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와 5회도 깔끔했다. 4회 김재상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오재일 타석에서 병살타를 가져왔고, 강민호의 우측 큼지막한 타구는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육청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사진=KT 위즈 제공
5회는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들었다. 김헌곤을 헛스윙 삼진,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 구자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육청명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육청명은 팀이 3-1로 앞선 6회말 공을 김민수에게 넘겼다. 육청명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84개. 직구 44개, 슬라이더 19개, 체인지업 13개, 커브 8개를 골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또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4월 23일 수원 한화전 83구.

그러나 육청명의 2승은 없었다. 믿었던 불펜이 난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육청명이 내려간 이후 7회와 8회 각 1점을 더 가져오며 5-1로 달아났다.

그럼에도 8회에만 4점을 내줬다. 김민이 8회 1사 이후 김태훈과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어 맥키넌에게 1타점 적시타까지. 흔들리는 김민을 대신해 KT는 마무리 박영현을 올렸다. 그러나 박영현이 올라오자마자 김영웅에게 동점 스리런홈런을 맞았고, 5-5 균형이 맞춰지면서 육청명의 승리는 날아갔다.

사진=KT 위즈 제공
육청명은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날이 있다. 4월 17일 고척 키움전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실점, 4월 23일 수원 한화전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실점(2자책)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육청명은 웃었다. 자신의 승리와는 상관없이 팀이 이겼기 때문이다. KT는 연장 접전 끝에 로하스의 결승타와 상대 3루수 전병우의 수비 실책을 묶어 8-5 승리를 가져왔다.

육청명은 “지난 경기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앞선 경기서 투수 선배들이 많이 나가서, 긴 이닝을 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1이닝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경기를 통해 배운 게 많았다. 내 공을 찾아가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승리를 놓쳤지만 기회를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개인 승리 욕심은 없다. 승리로 팀이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며 “형들 복귀 전까지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고, 팀 승리에 기여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T 위즈 제공
이강철 KT 감독도 “육청명이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선발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라고 칭찬했다.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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