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소고기 메뉴’ 금지…이유 알고보니

제77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세계 영화 관계자들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제77회 칸 영화제 주최 측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영화제 기간 중 식사 메뉴에 소고기를 넣지 않도록 했다.

20일(현지시간) 칸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최 측은 유명 배우나 감독 등이 참석하는 파티에서 소고기를 제공하지 않고, 채식 메뉴를 늘리기로 했다. 그러면서 닭고기보다 소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4.5배 많이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주최 측은 전기차를 공식 차량으로 정하고 칸 시내의 대중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영화제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레드카펫의 크기도 전보다 작아졌고 교체 주기도 늘어났다. 플라스틱 물병은 더 이상 나눠주지 않고 행사장 곳곳에 음수대를 설치했다.

영화제 기념품도 프랑스 현지 생산 비중을 47%로 늘렸다.

칸 영화제는 2019년부터 매년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힘 써오고 있다. 2019년 총 4만 9000t이었던 배출량이 지난해 4만 8300t까지 줄었다.

다만 유명 배우들 중 일부는 여전히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칸 영화제에 참석하고 부유층들은 영화제 기간에 요트를 칸 해안에 띄운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2022년에는 배우 톰 크루즈가 헬기를 타고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비난 받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 녹색당 소속 다비드 코르망 의원은 "일부 인사가 헬리콥터를 타고 입장하는데 어떻게 칸 영화제가 더 친환경적인 미래를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