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받치고 감독이 보듬고…쌍둥이, 클로저 육성법
김하진 기자 2024. 5. 22. 01:00
18일 KT전 위기 자초한
LG 새 마무리 유영찬
김진성 덕에 V 지켜
염경엽 “막아야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말려들어
내것만 생각해야 돼”
올해 LG의 마무리는 유영찬(27)이다.
20일 현재 21경기에서 21.1이닝 5실점 평균자책 2.11을 기록했다. 세이브는 10개로 리그 4위다. 블론 세이브도 2개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마무리 투수 한 명을 작정하고 키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유영찬의 성적은 본인의 역량은 물론 팀 선배와 사령탑이 공들인 결과다.
지난 18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LG는 8회 백승현이 흔들리면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7-2로 앞선 상황이지만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올렸다.
그러나 유영찬조차 기세가 오른 KT 타선을 막지 못했다. 김민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더 내줬다.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9회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점수는 7-6으로 턱밑까지 쫓겼다. 유영찬은 배정대에게까지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벤치는 결단을 내렸다. 유영찬을 내리고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진성은 신본기를 2루 뜬공으로 처리한 뒤 조용호를 땅볼로 유도하며 3루에 있던 대주자 안치영의 홈인을 막았다. 그리고 천성호의 땅볼을 이끌어내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아 경기를 끝냈다. 무사 만루에서 나온 ‘슈퍼 세이브’였다.
다음 날 염경엽 LG 감독은 김진성이 유영찬을 살렸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팀도 지고 유영찬도 망가지고 피해는 두 배로 받을 뻔했다”라며 “김진성이 영찬이도 살리고 팀도 살리고 큰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최고의 위기’라고 표현한 염 감독은 “경기를 졌으면 유영찬이 대미지를 받았을 것이다. 여파가 한 달 이상 갈 뻔했는데 김진성이 엄청난 도움을 줬다”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령탑은 유영찬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염 감독은 “어떤 상황이 되든 내가 던질 것만 생각하고 던져야지, ‘막아야 해’라든가 ‘스트라이크가 왜 안 들어가지’라고 생각하니까 말리는 것이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마무리 투수가 멘털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는 강력한 불펜의 힘을 자랑하며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두고 고우석이 미국으로 가고 함덕주는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정우영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꽤 시간을 들여야 했다. 시즌 초반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필두로 불펜진을 재편했고 점차 안정화되면서 5월 상승세를 탔다. 5월 승률은 9승6패 승률 0.600으로 같은 기간 동안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5월 LG 불펜 평균자책도 3.65로 두산(3.38)에 이어 2위다.
유영찬이 무너지면 공든 불펜도 무너진다. 선배 김진성은 호투로 후배의 멘털을 붙잡았다. 감독도 진심 어린 조언으로 마무리 투수의 성장을 꾀했다. 걸출한 마무리 투수를 하나 배출하기가 이렇게나 어렵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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