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박수칠 때 떠난 클로프
마지막 경기에 각국 팬들 운집
후임 감독 슬롯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막을 내린 지난 20일(한국 시각), EPL 전체 시청자 중 61%는 위르겐 클로프(57·독일) 리버풀 감독이 홈 구장 안 필드에서 팀과 작별하는 순간을 지켜봤다. 사상 첫 리그 4연패(連覇)를 이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우승 세리머니를 본 시청자(23%)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 2015년 리버풀에 부임해 9시즌 동안 팀을 지휘한 클로프 감독은 울버햄프턴전 2대0 승리를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클로프가 리버풀에서 마지막으로 지휘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미국과 홍콩 등 전 세계에서 팬들이 몰려왔다”며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60파운드 티켓 가격이 1700파운드(약 300만원)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울버햄프턴전이 끝난 뒤 홈 팬들이 팀을 상징하는 노래 ‘You’ll never walk alone(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을 합창하는 가운데 그라운드를 밟은 클로프 감독은 “여러분이 있기에 난 결코 혼자 걷지 않을 것”이라며 “리버풀 팬들은 세계 최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1990년까지 잉글랜드 1부 리그 우승을 18회 차지했던 명문 리버풀은 1992년 EPL 출범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아스널 등에 밀리며 2010년대까지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그 오랜 갈증을 해소해 준 이가 클로프. 그가 이끈 리버풀은 2020년 EPL 우승컵을 들며 중흥기를 맞았다. 2019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021년 FA컵 등 메이저 트로피를 빠짐없이 든 클로프 감독은 지난 1월 휴식이 필요하다며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보통 축구 감독들은 성적 부진으로 사퇴하거나 경질당하기 마련인데 클로프는 2008년 마인츠, 2015년 도르트문트, 올해 리버풀까지 자신이 몸담은 모든 구단에서 성대한 송별 행사와 함께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EPL에서 8시즌 동안 클로프와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클로프는 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나를 감독으로 한 단계 더 성장시킨 인물”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EPL의 전설적인 명장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최근 클로프를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고 한다. 리버풀 구단은 클로프 후임으로 아르네 슬롯(46·네덜란드) 감독을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슬롯은 페예노르트를 2022-2023시즌 네덜란드 리그 정상으로 이끈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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