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29년만의 여자 유도 세계 제패
일본서 건너온 독립운동가 후손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22·세계랭킹 6위)가 한국 여자 유도에 29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겼다. 허미미는 21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4 세계유도선수권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현 세계 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를 꺾고 우승했다. 두 선수는 정규 시간 4분 동안 지도 벌칙을 2개씩 받은 채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친 허미미가 상대의 3번째 지도 벌칙을 이끌어내며 반칙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 유도가 1995년 일본 지바 대회 정성숙(61kg급)과 조민선(66kg급) 이후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따낸 금메달이다. 남자부를 합쳐도 2018년 아제르바이잔 대회 안창림(73kg급)과 조구함(100kg급) 이후 6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였다.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연속 ‘노 골드’에 그친 한국 유도는 허미미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르며 다가올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희망을 밝혔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라고 유언을 남기면서 그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했다. 일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재학 중으로 국제대회 준비 기간에 한국으로 건너와 훈련하고 있다.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18년 경북 군위 지역에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일제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허석(1857~1920) 선생이 5대조 할아버지다. 일본 고교 랭킹 1위에 올랐던 동생 허미오(20)도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어 ‘유도 자매’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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