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내렸는데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랐네
은행 “가계 부채 관리 차원”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오르고 있다. 통상 코픽스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정비례하는데,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계속 낮아졌고, 연체율도 특별한 부실 징후가 없어 금리를 올릴 이유를 찾기 힘들다. 이에 ‘이자 장사’ 비난 여론에 한때 금리를 낮추던 은행들이 다시 ‘이자 장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20일 기준 신규 코픽스 기준 대출의 변동금리(6개월) 평균은 연 4.42~5.77%이다. 지난달 말(연 4.37~5.69%) 대비 하단과 상단이 각각 0.05%, 0.08%포인트 올랐다. 지난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서 코픽스(3.54%)는 전월 대비 0.05%포인트 내렸지만, 대출 금리는 되레 올랐다.
코픽스는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지수화한 것으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코픽스는 지난해 11월(4%)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은행 대출의 주된 재원이 되는 은행채 금리도 연초부터 이달까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 1월 초 연 3.71%에서 지난 20일 연 3.62%로 하락했다.
그러나 5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1월 말 연 4.36~5.69%에서 3월 말 연 4.41~5.73%로 소폭 오른 뒤 지난 20일 연 4.42~5.77%로 또 올랐다.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데 대출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은행들이 대출자의 신용도와 마진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높였다는 의미다. 대출금리는 코픽스 등 기준이 되는 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대출자의 신용도가 나빠져 연체가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0.27%이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3월 말 0.25%로 낮아졌다.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코픽스 하락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갔다는 것은 부실 우려에 대한 보험 차원이거나 마진을 감안한 경영상의 고려”라며 “은행들이 이른바 ‘이자 장사’에 다시 나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자 장사’ 비판에 대해 은행권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나자 금융 당국의 대출 관리 요구에 발맞춘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시그널이 지속된 영향으로 최근 금리가 오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금융 당국의 관리 강화 조치 등으로 올 2~3월 각각 1조9000억원, 4조9000억원 감소했지만, 지난달엔 5조1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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