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입장 밝힌다던 김호중…취재진 앞에 선 시간은 단 ‘17초’

김형환 2024. 5. 2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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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국민 앞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공언했지만, 음주운전을 인정한 이후 첫 조사에서 취재진 앞에 선 시간은 단 '17초'에 불과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 출석을 했는데 이를 두고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전관 변호사의 힘으로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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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김호중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
온종일 취재진과 ‘숨바꼭질’…비공개 출석
‘전관 특혜’ 의혹에 경찰·변호인 모두 부인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국민 앞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공언했지만, 음주운전을 인정한 이후 첫 조사에서 취재진 앞에 선 시간은 단 ‘17초’에 불과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 출석을 했는데 이를 두고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전관 변호사의 힘으로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도주치상)·도로교통법(사고 후 미조치) 위반 혐의 등을 받는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김씨가 음주운전을 인정한 뒤 처음으로 받는 경찰 조사였기에 대중 앞에 어떤 발언을 하게 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럼에도 김씨가 취재진 앞에 선 시간은 단 17초에 불과했다. 검정색 상하의에 모자를 쓴 김씨는 출석 이후 약 8시간 40분 만에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인 뒤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며 “조사를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도록 하겠다”고 짤막한 말만 남겼다. 그는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시킨 정황을 인정했는가’, ‘사고 당일 술을 얼마나 마셨는가’라고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을 남기지 않은 채 쫓기듯 경찰서를 떠났다.

앞서 김씨는 수차례 입장문을 냈지만 콘서트를 제외한 공개 석상에서 직접 밝힌 입장은 없었다. 게다가 김씨는 출석 전날 입장문을 통해 “수일 내 경찰에 자진 출석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며 ‘조만간 대국민 사과를 포함한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김씨는 출석부터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강남경찰서 정문이 아닌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그간 전직 프로야구 선수 임혜동, 가수 김건모 등 많은 유명인이 경찰서 정문을 통해 입장하며 포토라인에 섰던 것과 비교해 경찰이 김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대검 차장검사까지 지닌 조남관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과 김씨 측 모두 이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축 경찰서 설계 당시부터 지하에서 바로 (조사실로) 올라가게끔 동선이 설계됐다”며 공보 규칙을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조 변호사 역시 “경찰청 공보규칙 등에 따르면 (피의자 출석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유명 가수인 김씨가 국민께 사과하고 고개 숙이는 게 마땅하나 본인의 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에 대한 경찰의 이날 조사는 오후 2시쯤부터 시작해 오후 5시쯤 끝났지만, 취재진의 포토라인을 문제 삼으며 경찰과 약 5시간40분을 대치했다. 김씨 측은 지하주차장을 통한 귀가를 요구했지만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잠시 취재진을 스쳐지나가며 짧은 입장 표명을 했을 뿐, 국민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김씨 대신 변호인인 조 변호사가 “한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김씨가) 뒤늦게 시인하고 국민들께 용서 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노여움 풀어달라.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사는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 입증에 집중됐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전 마신 술의 종류와 양에 대한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경찰은 김씨의 운전자 바꿔치기 등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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