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투자리딩방’ 피해 6달 동안 2,300억…피해구제 왜 어렵나
[앵커]
최근 '투자 리딩방' 사기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 6달 동안 관련 피해액만 무려 2천 3백억 원에 달하는데요.
하지만 피해를 입어도 계좌 지급정지 등의 조치도 어렵다고 합니다.
사회부 이유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가짜 리딩방 사기', 어떤 수법입니까?
[기자]
최근 투자리딩방을 미끼로 120억 원 넘게 챙긴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 사기 조직의 수법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먼저, 불법 수집한 개인 정보로 문자를 보내 피해자들을 끌어들입니다.
주로 투자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유인을 하는데요.
피해자들이 이 문자를 보고 단체 채팅방에 들어오면 이른바 '바람잡이'들이 나섭니다.
전문가의 투자 권유에 따라 선물 투자, 가상화폐 등으로 수익을 봤다며 피해자를 현혹합니다.
그리고 20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자신들이 제공한 투자 시스템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입금을 유도합니다.
투자 시스템에선 거래가 진행되고 수익도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연출된 가짜입니다.
사기 조직은 이런 수법으로 모두 140여 명에게 124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앵커]
그럼 피해자들이 투자했다고 속아서 입금한 돈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기자]
가짜 투자시스템에 입금된 돈은 사기조직에 넘어가게 되는데요.
피해자 유인부터 범죄수익 세탁까지 조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사기 조직원들은 총책을 두고, 본사 운영팀, 영업팀, 세탁팀 등으로 나뉘어 팀 단위로 움직였습니다.
본사가 가짜 투자시스템을 운영하고, 영업팀이 리딩방에서 직접 유인책 역할을 하며 피해자들을 끌어들입니다.
이렇게 피해자들로부터 입금된 돈은 실제 투자되지 않고, 대포계좌로 들어가 세탁팀을 통해 현금으로 세탁돼, 사기 조직에게 흘러들어갑니다.
최근 성행하고 있는 리딩방 사기조직의 수법도 이와 비슷합니다.
[앵커]
이런 리딩방 사기,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건가요?
[기자]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액은 최근 6달 동안 2,300억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투자금을 다시 되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한 50대 남성 피해자는 주식 리딩방에서 영화 관련 주식 투자를 권유받고 6천만 원을 입금했는데요.
투자금을 회수하려하자 수수료 3천만원을 내라는 대답이 돌아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결국 3달 동안 투자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직접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경찰에서) 돈도 거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를 하니까. 그 뒤로는 아예 이제 포기하고..."]
피해규모는 늘어나는데, 막상 피해 회복은 되지 않는 게 실정입니다.
[앵커]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피해 구제를 위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입금 계좌 동결과 피해액 환급이 가능하지만, 투자 리딩방 사기는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때문에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잘못된 조언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현수/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계장 : "보이스피싱으로 신고해라. 이런 게 조금 확인이 되고요. 허위신고는 관련법에 의해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가 필요합니다."]
리딩방 사기가 환급 적용이 되지 않자, 투자금 보전을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로 허위 신고하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이런 경우, 허위 신고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리딩방 사기에 대응할 대책 마련은 따로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보호 대상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사기 범죄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도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한상준/변호사 : "지급정지가 안 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자금 세탁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개선이 안 돼서 자금세탁이 되는 거를 눈 뜨고 볼 수밖에 없는..."]
지난해 발생한 전체 사기 범죄 가운데 입금 계좌 동결 등의 보호 조치 대상은 10%에 불과했습니다.
늘어나는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보호조치 등을 확대하는 법안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앵커]
이런 피해, 투자자 입장에선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위험성이 큰 리딩투자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피하는게 첫번쨉니다.
휴대전화로 들어오는 무료 주식 리딩방 광고 문자도 무시하셔야 합니다.
금융감독원도 실체가 불분명한 허위 과장성 정보를 메시지, SNS 등을 통해 유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제공된 정보는 다 거짓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리딩방을 들어갔다면 해당 업체가 정식으로 신고된 금융사인지눈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에서 조회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예방법까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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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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