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슈퍼플레이에 대한 롯데의 대답… 윤동희의 냉철했던 머리와 뜨거웠던 발

김태우 기자 2024. 5. 2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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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야구는 홈으로 들어와야 하는 경기다.

그 홈으로 가기 위해 공격 팀은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하고, 수비 팀은 그것을 막으려고 한다.

일찍 스타트를 끊은 덕에 미리 3루에 도착한 박찬호는 3루에서 잠깐 타이밍을 보더니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그대로 홈으로 향했다.

윤동희는 3루를 돌 때 전혀 속도를 죽이지 않았고, 홈으로 들어올 때는 그 스피드를 최대한 살려 교과서적인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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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회 2사 2,3루 상황에서 나온 폭투 때 3루를 돌아 곧바로 홈까지 파고 들며 귀중한 추가점을 만든 윤동희 ⓒ롯데자이언츠
▲ 윤동희는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으로 귀중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결국 야구는 홈으로 들어와야 하는 경기다. 그 홈으로 가기 위해 공격 팀은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하고, 수비 팀은 그것을 막으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게 그 싸움이다.

타격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결국 기동력이 승패를 가르곤 한다.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가 그랬다. 선발 투수들의 기량이 출중했고, 예상대로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두 선발 투수들은 위기 관리 능력도 좋았다.

발이 득점을 가르는 날이었다. 양팀 모두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뛰었다. KIA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최근 타격감과 에너지 모두 충만해 보이는 박찬호가 먼저 롯데의 혼을 빼놨다.

상대 선발 찰리 반즈와 타격 타이밍이 잘 맞는 박찬호는 이날 선발 리드오프로 복귀했다. 그리고 1회 첫 타석부터 잘 맞은 중전 안타를 때리고 출루했다. 상대 배터리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후속 타자 김선빈의 타석 때 발로 2루를 훔쳤다. 박찬호의 에너지는 그 다음 상황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땅볼 하나에 홈까지 들어왔다.

김선빈 타석 때 박찬호가 3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를 본 노련한 베테랑인 김선빈은 어려운 코스에도 1·2루 방향으로 공을 보냈다. 팀 배팅이었다. 박찬호가 3루까지 들어가는 건 문제가 없었다. 일반적으로는 거기서 그친다. 1·2루간 타구를 잡은 롯데 1루수 나승엽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달랐다. 리그 최고의 주루 센스를 가진 선수다. 일찍 스타트를 끊은 덕에 미리 3루에 도착한 박찬호는 3루에서 잠깐 타이밍을 보더니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그대로 홈으로 향했다. 1루수 나승엽이 이를 보고 급하게 1루를 밟은 뒤 홈 송구를 했지만 박찬호가 살았다. 나승엽의 수비 위치가 2루 쪽으로 다소 치우처져 있었고, 그래서 1루를 밟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 적중했다. 박찬호의 슈퍼플레이로 1점이 올라갔다.

▲ 2안타는 물론 과감한 홈 대시로 이날 팀 승리를 이끈 윤동희 ⓒ롯데자이언츠

하지만 롯데도 대답했다. 7회였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2사 만루를 만든 롯데는 윤동희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윤동희가 고승민 타석 때 도루로 2루에 갔다. 이날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그 다음에 나왔다. 최지민의 9구가 폭투가 되며 뒤로 튀었다. 발 빠른 3루 주자 황성빈의 득점은 예견되어 있었다. 그런데 황성빈의 뒤를 쫓는 선수가 있었다. 2루 주자 윤동희가 트레일러처럼 따라 들어와 역시 홈을 쓸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됐다.

정확한 판단이 있었다. 윤동희의 야구 지능이 돋보였다. 윤동희는 경기 후 “투수가 던졌던 궤적이 많이 낮았다. 그래서 빠지면 깊게 빠질 것이라 생각했다. 전력으로 뛰면 뭔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스타트를 끊을 당시부터 3루를 돌아 홈까지 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윤동희는 3루를 돌 때 전혀 속도를 죽이지 않았고, 홈으로 들어올 때는 그 스피드를 최대한 살려 교과서적인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했다. 폭투 하나에 두 점이 들어왔고, 롯데는 이 상황에서 4-1을 만들고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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