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한 세상, 아름다운 광기 속으로 분노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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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나 스크린에 눈을 고정하게 만드는 영화 장면들이 있다.
식량을 실은 채 앞만 보고 달리는 육중한 트럭, 이를 탈취하려는 무법 세력 '굴욕자들', "기억해줘"라며 죽음을 향해 몸 던지는 하얀 워보이들, 난리 통 속에 몰래 숨어든 퓨리오사, 이 속에서 고요하게 트럭을 모는 근위대장 잭(톰 버크)까지 오중주 액션이 몰아친다.
막막한 청색 하늘을 등지고 진행되는 마지막 복수 장면은 서부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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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분노의 도로’의 후속편
괴한 일당에게 납치된 퓨리오사
집으로 귀환위한 고난·여정 그려
흙먼지·모래바람·엔진의 굉음…
15분간 내달리는 탈주액션 ‘아찔’
서부영화같은 ‘복수엔딩’ 인상적
한참이나 스크린에 눈을 고정하게 만드는 영화 장면들이 있다. 이런 작품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겨를을 주지 않고, 긴 시퀀스가 끝난 뒤에야 밀린 숨을 몰아쉬게 한다. 내년이면 팔순인 조지 밀러 감독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그렇다. 밀러 감독은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처럼 이번에도 8기통 엔진을 달고 관객을 멸망한 세상의 아름다운 광기 속으로 데려간다.
어머니는 결연하고 용감했지만 끝내 무법자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에게 목숨을 잃는다. 그는 죽기 전 딸에게 식물의 씨앗 하나를 건넨다. ‘얼마가 걸리든 꼭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함께. 디멘투스의 소유가 됐다 다시 임모탄에게 넘겨진 퓨리오사는 이 씨앗에 의지해 절망을 견딘다.
‘매드맥스’에서 자동차 추격전의 새 지평을 연 감독답게, 이번에도 액션 장면이 압도적이다. 영화의 백미는 10대가 된 퓨리오사(안야 테일러 조이)가 1차로 시타델에서 탈주하는 대목이다. 전투트럭의 직선운동에 축제 같은 절망과 광기를 담았다.
식량을 실은 채 앞만 보고 달리는 육중한 트럭, 이를 탈취하려는 무법 세력 ‘굴욕자들’, “기억해줘”라며 죽음을 향해 몸 던지는 하얀 워보이들, 난리 통 속에 몰래 숨어든 퓨리오사, 이 속에서 고요하게 트럭을 모는 근위대장 잭(톰 버크)까지 오중주 액션이 몰아친다.
이 영화는 흙먼지와 모래바람, 엔진의 굉음과 함께 한참 미친 듯이 질주한 끝에 시동을 끄고 고요히 복수의 의미를 묻는다. 막막한 청색 하늘을 등지고 진행되는 마지막 복수 장면은 서부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전적이다.
다만 메시지의 힘은 전작보다 약하게 느껴진다. ‘매드맥스’는 위대한 단순함 속에 기계와 자연, 여성성과 남성성을 대비시키며 직관적으로 주제의식이 전달되도록 했다. 반면 ‘퓨리오사’는 대사량이 많아지면서 서사가 늘어났음에도, 복수 후의 개운함이나 씁쓸한 뒷맛, 허망함 같은 뚜렷한 감정을 전하진 못한다. 인간의 존엄성이 의미 없어진 적자생존의 지옥에선 복수할 대상조차 모호해서인지도 모른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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