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시아 크루즈 기항지 1위 탈환한다
제주도가 이끄는 ACLN에 ‘MSC크루즈’ 가입 예정
출입국 절차·모객 여건·배후시설 과제
제주에 세계 3대 크루즈 선사가 기항하면서 아시아 크루즈 기항지 1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원가입 신청이 승인되면 ACLN에는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와 카니발 코퍼레이션에 이어 MSC크루즈까지 세계 3대 크루즈 선사가 모두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는 제주도의 제안으로 지난 2014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루즈 전문 네트워크 조직으로서 ACLN이 창설된 지 10년 만의 성과다. 현재 ACLN은 9개국 72개 회원기관을 확보하고 있다.
초대 제주크루즈산업협회장을 지낸 김의근 제주관광학회장은 “MSC크루즈까지 합류하게 되면 ACLN은 거의 완성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크루즈 노선 확대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에 건조된 MSC벨리시마호는 총톤수 17만1598t, 길이 315m, 폭 43m 규모로 최대 승객 5655명, 승무원 1400명을 포함해 7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크루즈다. 객실 2217개, 바·라운지 20개, 식당 12개, 수영장 4개, 카지노, 대형 극장과 공연장 등을 갖춰 럭셔리 리조트를 선상에 옮겨놓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와 더불어 향후 제주 신항만·제2공항 건설 등으로 하루 4000~5000명의 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제주가 기항지에서 준모항, 모항으로 충분히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제주를 찾는 국제 크루즈 입출국 수속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보통 3000여명의 입국절차에 2시간 넘게 걸린다. 관광객들이 돌아갈 때도 보안검색 등 출국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주에 체류한 시간은 전체 기항시간 8시간 중 약 4시간에 불과하다.
일본에서의 입국 수속 소요 시간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1시간 가량 짧다.
김의근 제주관광학회장은 “크루즈 관광객은 체류 시간이 짧지만 구매력이 높다. 출입국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소비 활동을 늘릴 수 있다”라며 “크루즈 관광객도 개별 관광객으로 변화하고 있어 크루즈항을 중심으로 쇼핑 등 배후시설과 대중 교통망 등을 갖추면 아시아 크루즈 목적 관광지로 손꼽힐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방문한 국제 크루즈 수는 2016년 정점에 올랐다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를 겪으며 급감했다. 지난해 8월 31일 사드 사태로 2017년 3월 이후 중단된 지 6년 5개월 만에 제주에 입항했다. 올해 제주항과 강정항에 배정된 국제크루즈 운항횟수는 310차례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제주는 한한령 이전인 2016년 한‧중‧일 크루즈 운항에서 중국 상하이(437항차)와 일본 후쿠오카(294항차)를 가뿐히 꺾고 490항차를 기록한 바 있다.
글·사진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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