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의 신간] 타이완 요리 '지적 탐구'
역사 따라 변화한
타이완 요리 성장기 탐구
타이완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먹거리다. 우리나라 경상도만 한 작은 면적이지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타이완 여행의 필수 코스인 도심의 야시장은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수많은 종류의 '샤오츠小吃(간식)'는 타이완을 대표하는 미식 문화로 인정받을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이완 요리는 기본적으로 중국 요리면서도 일본 등 여러 문화가 혼재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본고장의 맛뿐만 아니라 시대적 변화를 거치며 얻은 보편적인 맛과 다채로움이 더해져 많은 이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옹자인翁佳音, 조밍쭝曹銘宗이 함께 쓴 「먹는 타이완사」는 타이완 역사가 타이완 음식의 기원과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줬는지 이야기한다. 특정 재료와 요리가 타이완에 도입된 시기는 언제인지, 누가 소개했고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갔는지 등 타이완 요리의 탄생과 성장, 음식문화의 변천사를 탐구한다.
저자들은 "세계 각지의 새로운 음식 재료가 살기 좋은 기후의 타이완에 들어와 뿌리 내렸다"며, 쌀 품종 개량, 밀 음식 산업과 빵 관련 시장 정책, 뜨거운 차와 차가운 차, 사탕수수와 타이완 미주의 특색, 각양각색의 조미료 등이 다채로운 타이완 음식을 만들어낸 과정들을 소개한다.
이 책은 타이완 요리가 국제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를 다양성과 포용성에서 찾는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이 만나는 지점인 타이완은 생물학적·문화적 다양성을 모두 갖고 있다." 타이완이 독특한 지질, 지형, 지리적 위치로 인해 '생물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을 갖췄고, 여러 민족이 앞다퉈 서로 다른 음식문화를 가져오면서 '다원 융합'의 특색을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타이완은 외국의 식습관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음식을 발명하기도 했다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원저우溫州에서는 볼 수 없는 원저우 거대만두, 쓰촨四川성에서는 볼 수 없는 쓰촨식 뉴러우몐, 몽골에서는 만들지 않는 몽골리안 바비큐 등은 모두 타이완 특유의 것"이라며, 이런 발명품 또한 타이완 음식문화의 포용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2부로 구성했다. 1부 '무엇을 먹었는가'에서는 쌀, 밀, 조미료, 술, 빙과류, 차, 설탕, 절임과 건조, 식보, 매운맛 등 식재료와 가공법, 맛의 기본 베이스의 역사를 정리해 소개한다. 2부 '어떻게 먹었는가'에서는 역사 속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옛날 범선의 음식이 어떻게 타이완에 들어왔는지, 갯농어 양식은 언제부터 했는지, 닭의 역사, 돼지 간 이야기와 루러우판 감별법, 생선 통조림의 작은 역사, 빈곤 시대의 밥도둑 등 20세기 생활사와 맞물린 요리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항해 시대 유럽인과 중국인은 배에서 무엇을 먹었을까. 타이완에는 언제부터 빵 굽는 요리사가 있었을까. 타이완 버블티는 원래 어떤 모습이었을까. 타이완인은 언제부터 소고기를 먹었을까. 저자들은 타이완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 이야기를 풍부한 역사 속에서 찾아낸다. 책을 읽고 나면 타이완 음식이 "아는 만큼 더"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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