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우크라, 어린이 놀이터에서 지뢰 터져... 생명 존중 의미 새겨야”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참석
놀이터 지뢰탐지견 사연 전해

김건희 여사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을 찾아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전시회 개회에 대한 사회자의 설명에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 전시회에 참석했다. 작년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과 만나 기획한 전시회가 현실화되자 직접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그림을 관람한 것이다.

21일 김 여사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최된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관람 행사에서 “여기 계신 분 중에 전쟁을 직접 경험하신 분이 얼마나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우크라이나에선 우리 천사 같은 아이들이 하루하루 공포에 떨고 자신들이 다니는 놀이터나 학교에서 갑자기 폭발 사고가 난다”면서 “영상 속에서만 봐 왔던 전쟁을 실제로 우크라이나 현지에 가서 느꼈다”며 우크라이나 방문 경험을 전했다.

이번 전시는 작년 5월 우크라이나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젤렌스카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7월 김 여사는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센터의 ‘나토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미술작품 전시 관람 후 큰 감명을 받았고 며칠 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젤렌스카 여사의 간절한 요청으로 한국에서의 전시를 약속했다.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였으나 양국 영부인의 강한 의지와 양국 관계기관의 노력 덕분에 전시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날 “젤렌스카 여사님께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희귀한 야생 동식물들이 다 파괴되고 있어 동물 애호가이자 문화 관련 일을 하신 한국 영부인께 전쟁의 참상을 한국에도 알려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그 참혹한 현장의 이야기를 우리도 같은 인류로서 생명 존중과 평화의 필요성을 꼭 공유하고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우크라이나 어린이 보호센터에 있는 어린이가 제 손등에 지뢰 탐지견 파트론의 스티커를 붙여주면서 전쟁 이야기를 전했다”며 “‘죽어가는 우리의 아이들과 동물들을 지켜주세요’라는 젤렌스카 여사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우리 모두 생명 존중과 세계 평화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마쳤다.

파트론은 지뢰 탐지견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중 200개가 넘는 폭발물을 찾아내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공로 훈장을 받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작은 영웅이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놀다 러시아군이 매설한 지뢰를 밟고 숨지는 사고가 속출하자 파트론과 같은 지뢰탐지견들이 놀이터에 들어가 지뢰를 탐지하다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시 관계자, 국제구호단체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최병오·김은선 부회장, 홍보대사인 배우 소유진, 우크라이나 아동을 비롯한 다국적 아동 10명이 참석했다.

이 전시회는 다음달 3일까지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