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live] 'PL 12골' 역대급 시즌 보낸 황희찬 귀국..."좋은 기억만 90%! 요르단과 4강은 아쉽다"
[포포투=오종헌(인천공항)]
황희찬은 전체적으로 올 시즌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보냈다. 대부분 경기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고, 아쉬움이 남은 경기도 있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황희찬이 21일 오후 5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황희찬은 입국 인터뷰를 진행한 뒤, 공항에 모인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감사함을 전했다.
황희찬은 입국 인터뷰에서 "PL 12골을 넣으면서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가족, 팬분들, 코칭 스태프, 팀원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시즌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었고,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긴 것 같다"며 시즌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좋았던 경기와 아쉬웠던 경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좋았던 경기가 훨씬 많았다. 비중만 놓고 보자면 좋았던 경기가 80~90% 정도 된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맨시티와의 7라운드 홈 경기(울버햄튼 2-1 승)를 말하고 싶다. 내가 골을 넣고 이겨서 기억에 남는다. 아쉬웠던 경기는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이다. 그때보다 충분히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 시즌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펼친 황희찬이다. 그는 잘츠부르크 시절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에 잘츠부르크와 같은 모기업을 두고 있는 RB라이프치히 이적이 성사됐다.앞서 함부르크에서 뛰며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경험했던 황희찬은 다시 한번 빅리그에서 도전을 시작했다. 기대를 안고 라이프치히에 입단했지만 코로나19 감염 등 부상 악재가 겹치며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쳤다.
결국 분위기 반전을 위해 다시 이적을 모색했다. 황희찬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울버햄튼에 임대로 합류했다. 첫 인상은 강렬했다. 왓포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하며 PL 데뷔전을 치른 황희찬은 곧바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종적으로 리그 30경기(선발20, 교체10) 5골 1도움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시즌 도중에는 완전 이적도 성사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황희찬 개인적으로 부상 문제가 있었고, 울버햄튼 구단 역시 부진에 빠져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상황이 나아졌다. 울버햄튼은 반등을 위해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라즈 감독을 대신해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했고 울버햄튼도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직전 또다시 변수가 발생했다. 울버햄튼은 재정적 페어플레이룰(FFP룰)을 준수하기 위해 기존 선수들을 대거 매각했다. 재정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로페테기 감독이 떠났다.
갑작스럽게 개리 오닐 감독이 선임된 가운데 황희찬은 시즌 초반부터 빠르게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리버풀, 맨시티 등 강팀들을 상대로도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했다. 2024년이 되기 전 시즌 전반기 이미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시장 가치가 상승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황희찬의 몸값은 현재 2,500만 유로(약 367억 원)다.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몸값이 오르고 있다. 울버햄튼 역시 황희찬의 가치를 확인했고,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여름까지이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황희찬은 재계약 후에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부상 변수가 있었지만 리그 35, 36라운드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시즌 마지막 두 경기 크리스탈 팰리스, 리버풀전에서는 아쉽게 골맛을 보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리그 29경기 12골 3도움. 울버햄튼은 리그 14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황희찬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해였다.
[황희찬 입국 인터뷰 전문]
- 입국 인사
이렇게 공항에 많이 찾아와서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이렇게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수라서 기쁘고 영광스럽다.
- 시즌을 마친 소감?
PL 12골을 넣으면서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가족, 팬분들, 코칭 스태프, 팀원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시즌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었고,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긴 것 같다.
- '선배' 박지성의 PL 득점 기록을 넘었는데?
박지성 선배님의 기록을 넘을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다. 내가 PL 무대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게 만드신 분이다. 또한 축구 선수로서, 축구 대표팀 선수로서 꿈을 키워주신 분이다. 그런 분의 기록을 넘을 수 있어서 기쁘고 정말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전에 박지성 선배님이 얼마나 힘든 길을 가셨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예전부터 존경했던 분인데, 시즌 끝나고 고생했다는 연락도 주셨다. 너무 영광스러웠다.
- 박지성 선배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그 다음 목표가 있다면?
득점 기록은 넘어섰을지 몰라도, 박지성 선배님께 받은 감동과 추억은 잊을 수 없다. 저 역시 앞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그런 부분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끝이 어디일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 시즌 도중 아시안컵 차출과 부상. 이런 이슈가 없었다면 더 많은 골 넣었을까? 지난해 12월까지는 손흥민과 득점 랭킹 상위권에 있었는데?
우선 지난 두 시즌 동안 리그에서 5골, 3골을 넣었다. 공격수로서 부끄러웠다. 득점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시작될 때부터 다치지 말고 최대한 뛰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올 시즌 부상이 딱 한 번밖에 없었기 때문에 계속 뛰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아시안컵 역시 너무나도 소중한 대회였고, 기회였다. 정말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지난해 12월까지 (손)흥민이 형과 리그 득점 상위권에 있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자부심이 생겼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흥민이 형의 존재가 나에게는 큰 동기부여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다.
- 이번 시즌을 통해 손흥민 선수의 2017-18시즌과 2018-19시즌 리그 득점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다음 목표는 손흥민 선수의 2021-22시즌 리그 23골 기록일까?
일단은 이제 막 시즌이 끝났고, 다음 시즌에 대한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이번 시즌에 제가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 볼 것 같다. 확실히 느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단 되짚어보면서 휴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 울버햄튼과 맨시티 경기에서 황희찬 선수를 계속 언급했는데?
너무너무 영광스러웠다. 과르디올라 감독님뿐 아니라 위르겐 클롭(올 시즌까지 리버풀 사령탑) 감독님도 그렇고 상대팀 감독님들이 저를 언급해줄 때마다 늘 자랑스럽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 맨시티전 끝나고 잘츠부르크 시절 동료였던 엘링 홀란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어떤 얘기를 나눴나?
비밀 얘기라서 말씀드리기 그렇다.(웃음) 축구 이야기도 하고, 사적인 대화도 나눴다. 맨시티가 우승한 뒤에 축하한다고 연락했다. 그리고 우리 팀을 상대로 골(홀란드 울버햄튼 리그 36라운드 4골)을 너무 많이 넣었는데, 그때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항상 볼 때마다 반갑게 맞아준다. 늘 응원하게 되고, 자랑스러운 친구다.
- 코리안가이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인적으로 모든 별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잠깐 이슈가 됐던 것 같은데, 오히려 이를 계기로 한국을 알릴 수 있었고, 저를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긍정적을 받아들였다.
-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개인적으로 좋았던 경기와 아쉬웠던 경기는?
좋았던 경기가 훨씬 많았다. 비중만 놓고 보자면 좋았던 경기가 80~90% 정도 된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맨시티와의 7라운드 홈 경기(울버햄튼 2-1 승)를 말하고 싶다. 내가 골을 넣고 이겨서 기억에 남는다. 아쉬웠던 경기는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이다. 그때보다 충분히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6월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번에도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두 경기를 치르게 됐는데?
김도훈 감독님과는 청소년 대표 시절 함께한 적이 있다. 그래서 감독님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감독님께서 역할을 잘 맡으실 수 있도록 저 역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월드컵 예선이라는 중요한 순간에 분위기가 어수선한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선수들은 분위기를 다잡고 당연히 결과를 가져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승리할 수 있게 잘 준비할 것이고, 특히 홈에서도 경기가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좋은 경기력으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 올림픽 본선 좌절 등 한국 축구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올림픽에 나기지 못한 건 정말 마음이 아팠다. 올림픽 예선이 내가 같이 뛸 수 있는 대회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한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선수로서 이런 실패들을 통해서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뭔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배우는 게 많았다. 그래서 지금 이런 시기가 선수들 모두 다 같이 노력해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