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으로 된 자' 전설 내려오는 경주 금척리 고분군, 발굴 조사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금척리 고분 발굴조사 고유제 개최

금으로 만든 자(金尺·금척)와 관련한 전설이 내려오는 경북 경주시 '금척리 고분군'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경주시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함께 21일 고유제를 시작으로 건천읍 금척리 251번지 일원에서 '금척리 고분군 발굴조사'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경주 금척리 고분군 전경. 경주시 제공

이번 발굴조사는 경주시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함께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처음으로 시행하는 발굴조사다.

신라시대 50여 개의 크고 작은 무덤들이 모여 있는 '금척리 고분군'은 경주를 대표하는 고분군인 대릉원과 비교될 만큼 중요한 유적이지만,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첫 사례다.

금척리 고분군은 신라가 3국을 통일하기 전인 5~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의 왕이 꿈에서 영험한 금척을 얻었는데 중국이 이를 요구하자, 30여 개의 산을 만들어 그중에 금척을 감췄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금척 설화와 함께 신라의 행정조직체인 모량부와의 연관성 때문에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인식돼 왔다.

경주 금척리 고분군 발굴조사 고유제. 

경주시와 국가유산청은 이번 발굴로 신라 왕경 중심부와 주변 고분군의 비교를 통해 금척리 고분군의 성격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발굴조사는 금척리 고분군 13만 3400㎡를 7개 지구로 나눈 뒤 전체적으로 발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형 봉토분은 물론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고분까지 조사할 방침인 만큼 고분 묘역 경계와 폐고분의 존재 여부 등을 파악해 향후 복원·정비에 활용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오늘 행사는 국가유산청이 실시하는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관리체계의 첫 사례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