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더 나빠지면 꿈꾸는것 포기할지도"…초등학생의 최후변론

황윤기 2024. 5.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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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우리는 꿈꾸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12) 학생은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기후위기 소송'의 마지막 변론에 청구인 대표로 직접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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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헌법소송 변론 절차 끝…9월 전 결론 나올 듯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한제아 어린이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기후 헌법소원 마지막 공개변론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청소년기후소송·시민기후소송·아기기후소송·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종진술자인 아기기후소송의 청구인 한제아 어린이가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한국 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이 헌법에 합치하는지를 묻는 기후소송 마지막 공개 변론을 진행한다. 2024.5.2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우리는 꿈꾸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12) 학생은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기후위기 소송'의 마지막 변론에 청구인 대표로 직접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소송은 탄소중립 기본법 8조 1항과 시행령, 국가 기본계획 등에서 2030년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 기준 40%만큼 감축하겠다고 정한 것이 지나치게 부실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다툰다.

한제아 학생은 "어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저와 같은 나이였을 때 학교에서 기후위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줬느냐"며 "저희는 이미 학교에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배우고 있다. 기후위기가 닥친 상황에서도 살아가야 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31년이 되면 성인이 되는데 그때까지 지구의 온도는 얼마나 올라갈까"라고 물으며 "기후변화와 같은 엄청난 문제를 우리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2020년 처음 '청소년 기후 소송'을 제기한 대학생 김서경(22)씨도 심판정에 출석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텀블러를 쓰고 비닐봉지 사용을 규제할 수는 있어도 온실가스를 줄이고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저지하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며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제기된 기후 소송 4건을 병합해 심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과 이날까지 두 차례 재판으로 변론 절차는 모두 종료했다.

재판관들은 이후 합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데 법조계에서는 이은애 재판관이 퇴임하는 올해 9월 이전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소송의 쟁점은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또는 1.5℃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정한 목표가 타당한지다. 이 목표는 2015년 체결되고 우리나라도 가입한 '파리 협정'에서 설정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 세계적으로 2019년 배출량 기준으로 2030년까지 43%, 2035년까지 60%만큼 감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덕영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PCC 목표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따른 탄소예산(기후위기를 억제하기 위한 탄소 배출량)이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지구의 온도를 1.5℃ 이내로 억제할 방법은 없다"며 "현재 세대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면 미래 세대는 잔여 탄소예산이 없어지고 더욱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긴 호흡을 갖고 봐야 한다"며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행할 수 있으므로, 당장 2030년의 감축 목표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청구인 측은 변론을 앞두고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제는 위기가 아닌 판결의 시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헌재의 전향적 결정을 주문했다.

국내 첫 기후소송 마지막 공개변론 참석한 최종진술자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국내 첫 기후소송 2차 변론에 앞서 최종진술자인 김서경(오른쪽)·황인철 씨, 한제아 어린이가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헌재는 20년부터 23년까지 제기된 기후 소송 4건을 병합해 심리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9월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2024.5.21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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