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상류층 가는 사다리 끊겼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4. 5. 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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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 모씨(31)는 중학교 때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었다.

21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소득분배지표와 사회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3분위 가구 경상소득은 월평균 449만원(2022년 기준)인 반면 상류층인 소득 5분위는 1300만원으로 조사됐다.

상류층 소득 증가로 가처분소득 기준 중위소득은 2011년 월 173만원에서 2022년 288만원으로 66.4% 늘어 중산층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17%)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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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중위·상위 격차 月851만원, 역대 최대
"자녀 계층이동 못할 것" 54%…비관론 팽배

◆ 위기의 중산층 ◆

직장인 최 모씨(31)는 중학교 때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었다. 하지만 부모님 사업 실패로 집안이 흔들리자 취업이 보장되는 특성화고에 진학했고, 물류 중소기업에 취업해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야근을 자처하며 알뜰히 돈을 모았지만 월급은 들어오는 대로 월세와 생활비, 부모님 부양비로 빠져나갔다. 최씨는 "부모 세대에게서 물려받은 빚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다"며 "쉼 없이 일해도 수도권에 집 한 채 못 사는 상황이 서럽다"고 말했다.

점진적인 경제성장으로 중산층 비중은 늘고 있지만 중산층과 상류층 간 소득 격차는 사상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층 소득이 중산층보다 훨씬 빠르게 늘면서 전체 중위소득(전체 소득을 높은 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있는 소득)이 늘어나는 '착시 효과'가 커졌다. 각종 세제 개편을 통해 중산층 자산 형성을 돕고, 계층 이동을 지원할 사다리 복원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소득분배지표와 사회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3분위 가구 경상소득은 월평균 449만원(2022년 기준)인 반면 상류층인 소득 5분위는 1300만원으로 조사됐다. 5분위와 3분위 소득 격차(851만원)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5분위와 4분위 소득 격차(624만원)도 최대치다.

이 격차는 더 벌어졌을 공산이 크다. 지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월 임금 격차(240만원)나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과 300인 미만 기업 간 임금 차이(288만원)가 사상 최고로 치솟으며 근로소득 격차가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하고, 산업구조가 양극화하면서 임금 근로자 사이에서도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중산층(중위소득 50~150%) 인구 비중은 2011년 54.9%에서 2022년 62.8%로 늘었다. 이 기간 중산층 인구는 2751만명에서 3219만명으로 17% 증가했다.

문제는 중산층과 상류층을 가로막는 소득장벽이 더 두꺼워졌다는 점이다. 상류층 소득 증가로 가처분소득 기준 중위소득은 2011년 월 173만원에서 2022년 288만원으로 66.4% 늘어 중산층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17%)를 압도했다.

미래세대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비관하는 국민도 크게 늘었다. 자녀 세대의 계층 이동이 어렵다는 국민은 지난해 54.0%로, 통계청 조사가 시작된 2009년 29.8%와 비교할 때 급증했다. 자녀 세대가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국민은 29.1%에 그쳤다.

김명준 전 서울국세청장은 "고액 자산가에 대해서는 적정 세 부담을 지게 하되 중산층 이하 세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소득 하위층에 대해서는 근로 의욕이 있는 계층에 인센티브를 주는 근로장려금을 강화해 소득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환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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