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이탈표 3명→17명 될까…與野, 물밑 설득전 가열
추경호 “이상 기류 없다” 박주민 “與 7~8명 접촉 중”
28일 본회의 재표결 유력…민주 “폐기 시 22대 1호로 재발의”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여야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여당 내 '이탈표' 규모가 결과를 가르게 되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물밑 설득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윤 대통령이 이를 곧장 재가하면서 특검법은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한 지 19일 만에 국회로 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대여 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범야권 공조를 예고했다. 민주당과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더라도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기 전인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재표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재의요구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 찬성 시 그대로 법률로 확정된다.
21대 국회 재적 의원은 현재 구속 수감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295명이다. 이들 전원이 참석한다고 가정 시 197명이 찬성해야 한다. 이 중 범야권은 180명, 범여권은 115명(국민의힘 113명, 자유통일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여권에서 17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특검이 확정된다. 즉 여당 내 이탈표 규모가 법안의 운명과 향후 정국 상황이 달린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은 안철수·유의동·김웅 등 3명이다. 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채상병 특검법 찬성 입장에 변화가 없다. 이탈표가 아닌 소신투표"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유의동 의원 역시 SBS 유튜브 《스토브리그》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받지 못할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찬성표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쪽에 생각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걸 받았을 때 우리가 얻는 게 잃는 것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며, 결국 민주당이 좀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웅 의원은 지난 2일 당에서 홀로 본회의장에 남아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고, 그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가 이탈표를 막기 위해 단속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신투표를 예고한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제가 선두에 서서 의원님들을 개별적으로 다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론 수준으로 진행하던 단일대오에 이상 기류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검법 통과 직후부터 개별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돌리는 등 접촉하며 이탈표 단속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임기가 3년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내각이나 공공기관 인선 가능성이 있는 낙천·낙선자들이 선뜻 이탈표를 던지지 않을 거란 믿음이 두터운 것으로도 파악된다.
야당은 특검법에 찬성하는 민심이 우세한 점을 강조하며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소신 투표'를 공개 촉구하고 있나. 또한 찬성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별 접촉에 나서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방송된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국민의힘 의원들 중 낙천(공천 탈락)하거나 낙선한 분들이 50명이 넘는다. 그분들은 뭔가 당이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실 가능성이 많다"며 "그분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해 보일 법한 (여당) 의원 7~8명을 선정해 지금 데이트 신청을 하고 있다"며 "몇몇 분들은 만남 일정이 잡혀 (28일 전에) 뵈려 하고 있고, 이미 뵌 분도 있다"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부연했다.
여당 내 이탈표가 17표를 넘지 않아 재의결이 무산돼도 채상병 특검 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8일 법안이 끝내 부결될 시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1호 법안으로 채 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될 때까지 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공식 논평이다.
22대 국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무력화를 위한 여당 내 최소 이탈표 기준이 훨씬 낮아진다. 국민의힘이 불과 108석에 그치면서, 21대 국회의 절반 수준인 8명의 이탈표만 나오면 된다. 다만 그 문턱 역시 만만하게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여당 당선인 중 채상병 특검법 찬성 표결을 고려하고 있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힌 인사는 안철수 의원, 김재섭·한지아 당선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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