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수요일] 단둘이 복숭아 꽃잎을 본다

여론독자부 2024. 5. 21. 17: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쩐지 혼자서도 나란나란 하시더라니, 혼자서도 도란도란 하시더라니.

봄날의 꽃잎은 떠내려 와 발목을 감싸고돌지만, 어제의 그림자는 초대하지 않았군요.

슬며시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군요.

그곳에서는 화평한 셋이 모여서 까르르 웃음 터트리길 바라고 계시는군요.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명희
[서울경제]

둘이 마주 앉아

복숭아를 깎아 먹는다

하나가 아- 하면

다른 하나가 잘도 받아먹는다

하나가 웃으면

다른 하나는 더 크게 웃는다

이 나무 그늘 이 물가에

평상을 놓은 적이 있던가

단둘이 나란히 앉아

꽃잎을 바라본 적이 있던가

어제의 나는 늦게 오거나

아주 오지 않아도 좋다

흘러오는 냇물에 발을 담그고

떠내려 오는 복숭아 꽃잎을 본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

어쩐지 혼자서도 나란나란 하시더라니, 혼자서도 도란도란 하시더라니. 혼자라도 둘이서 웃음꽃을 피우고 계셨군요. 오늘의 내가 정성껏 복숭아를 깎아서 내일의 나에게 먹여 주고 있었군요. 봄날의 꽃잎은 떠내려 와 발목을 감싸고돌지만, 어제의 그림자는 초대하지 않았군요. 슬며시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군요. 오늘 깎아준 복숭아 받아먹은 내일이 다음 냇가에서 기다리겠군요. 그곳에서는 화평한 셋이 모여서 까르르 웃음 터트리길 바라고 계시는군요.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세 자매. <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