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수요일] 단둘이 복숭아 꽃잎을 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쩐지 혼자서도 나란나란 하시더라니, 혼자서도 도란도란 하시더라니.
봄날의 꽃잎은 떠내려 와 발목을 감싸고돌지만, 어제의 그림자는 초대하지 않았군요.
슬며시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군요.
그곳에서는 화평한 셋이 모여서 까르르 웃음 터트리길 바라고 계시는군요.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둘이 마주 앉아
복숭아를 깎아 먹는다
하나가 아- 하면
다른 하나가 잘도 받아먹는다
하나가 웃으면
다른 하나는 더 크게 웃는다
이 나무 그늘 이 물가에
평상을 놓은 적이 있던가
단둘이 나란히 앉아
꽃잎을 바라본 적이 있던가
어제의 나는 늦게 오거나
아주 오지 않아도 좋다
흘러오는 냇물에 발을 담그고
떠내려 오는 복숭아 꽃잎을 본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
어쩐지 혼자서도 나란나란 하시더라니, 혼자서도 도란도란 하시더라니. 혼자라도 둘이서 웃음꽃을 피우고 계셨군요. 오늘의 내가 정성껏 복숭아를 깎아서 내일의 나에게 먹여 주고 있었군요. 봄날의 꽃잎은 떠내려 와 발목을 감싸고돌지만, 어제의 그림자는 초대하지 않았군요. 슬며시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군요. 오늘 깎아준 복숭아 받아먹은 내일이 다음 냇가에서 기다리겠군요. 그곳에서는 화평한 셋이 모여서 까르르 웃음 터트리길 바라고 계시는군요.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세 자매. <시인 반칠환>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대판 n번방' 터졌다…피해자만 최소 12명 '충격'
- ‘김호중 소리길’ 철거 논란에 김천시 “검토한적 없다…수상 상황 지켜볼것”
- 한번에 핫도그 64.5개 삼킨 40대 '먹방' 챔피언 결국…
- '이정재 회당 13억 받는다는데'…넷플릭스 '자금력'에 토종 OTT '좌절'
- 대형견 산책시키다 힘 달려 넘어져 끌려가던 여성 결국…목줄 놓쳤다
- 강남 한복판서 '살려 달라' 외치던 남녀…경찰이 잡고 보니 정체가
- 김호중 콘서트, 결국 취소 수수료 전액 면제… 취소 티켓 6000개 넘어
-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 사망…중동정세 격랑
- 오염된 혈액 수혈 받고 3만명 이상 HIV 등 감염…3천명 사망 '충격'
- ‘추락’ 이란 대통령 탑승 헬기 1968년 초도비행한 미국산 노후 기종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