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3권분립 위배" 이재명 "尹, 범인 인정"

김세희 2024. 5. 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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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여야 극단 대치
尹 선 수사 후 특검 입장 고수
국힘 "일방독주 최소한 방어권"
與 안철수·유의동·김웅 등 찬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거야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국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6개 정당은 정권 규탄 기자회견까지 열어 강력 반발했고, 오는 28일 국회 재표결이 부결될 경우에는 22대 국회 즉시 1호 법안으로 다시 발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거부권은 야당 일방 독주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권"이라고 맞서고 있다. 22대 국회를 대립정국으로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특검법안은 의결 과정이나 특별검사 추천 방식 등 내용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절차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내용적으로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상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재가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로 돌아가 재의결 절차를 밟는다. 대통령실은 야권이 주도하는 특검법은 헌법정신과 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선 수사 후 특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6당과 시민단체 '거부권을 거부한다 전국 비상행동'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말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채 해병 특검을 거부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범인임을 자백했으니 이제 범인으로서 그 범행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등 야권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특검법안을 재표결할 계획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재표결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이 요권이다. 재의결되면 법률로서 확정되고 부결되면 폐기된다. 21대 국회에선 국민의힘 의원 17명이 표결에서 이탈해야 통과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개혁신당에 공조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허은아 개혁신당 신임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채상병 특검 등 협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차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특검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느냐 마느냐에 대한 기본 기조에 대해 궁금해 하셨다"며 "(저는) 제가 바라는 점은 21대 때 특검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혁신당은 장외투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5일에 있을 범국민 규탄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 나와 "21대 국회에서는 열일곱 분이 양심있는 투표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재표결이 부결될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다시 발의할 방침이다. 장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아홉 번 거부권을 행사한 모든 법을 다시 재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재차 밀어붙일 경우 108석의 국민의힘 의석을 고려하면 거부권을 무력화되는 이탈표 기준이 8표로 내려간다.

국민의힘은 이탈표를 방지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제가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다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의원은 안철수·김웅·유의동 등 3명이다.

당초 특검 찬성 의사를 밝혔던 이상민·조경태 의원은 반대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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