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서로 습관 살펴 중장년 배우자 관절건강 챙기자"

이순용 2024. 5. 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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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매년 5월 21일은 ‘부부의 날’로 둘(2)이 결혼해 하나의(1) 부부로 성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정의 평화는 부부의 건강에서 온다. 서로를 이해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중장년 부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상 속 습관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을 겪기도 한다. 평소 술을 즐겨 마시는 남편은 고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청소나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에 부담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아내라면 무릎 연골 손상으로 통증을 겪기 쉽다. 간혹 고관절과 무릎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보행장애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백지훈 원장은 “중장년층 이후에는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줄고 근육의 탄력도 떨어지게 되는데 관절의 퇴행성 변화까지 오면서 다양한 질환이 생긴다”라며 “특히 신체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운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하체 근력 운동을 통해 관절을 지탱해 주는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술 즐기는 남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위험

평소 음주를 즐기는 습관이 있다면 순환기나 내분비 계통의 문제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도 신경 써야 한다. 남편이 술을 즐기는 애주가라면 술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알아두자.

대퇴골두는 넓적다리뼈 위쪽에 위치한 공 모양의 뼈로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관절 부위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대퇴골두로 향하는 혈류가 차단돼 뼈조직과 세포가 괴사하고 대퇴골두가 찌그러져 통증을 유발하며, 종국에는 관절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나친 음주가 위험인자로 손 꼽힌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관 내 지방이 쌓여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나이가 들수록 관절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데다 음주가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괴사가 발생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 괴사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고관절 사타구니와 엉덩이 쪽에 묵직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힘들며 땅을 디딜 때 절뚝거리게 된다. 증상이 악화돼 대퇴골두 함몰이 심해지면 다리 길이도 달라진다. 다리 길이가 달라지면 골반 경사가 생길 수도 있다. 초기에 큰 증상이 없는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괴사가 경미한 단계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진행하고 심한 경우라면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책상다리로 바닥에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가 고관절에 좋지 않아 피해야 한다.

◇ 아내 무릎 통증, 오다리 변형 주의

청소나 집안일 등 평소 무릎을 굽히는 동작이 잦으면 무릎 관절도 지속적인 무리가 가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뼈와 뼈 사이의 관절을 보호해 주는 연골판 역시 닳게 된다. 실제 여성은 남성보다 무릎 관절염 발병률이 높고, 발병 시기도 빠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병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연골판이 닳고 관절 연골이 손상되면서 서서히 진행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중년 여성들은 쪼그려 앉는 가사 일이 많고, 좌식생활로 인해 주로 마찰이 생기는 안쪽 관절인 내측 관절이 닳는 경우가 많다. 이 내측 연골 손상을 방치하게 되면 일명 오다리로 변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다리는 허벅지뼈부터 무릎, 정강이뼈까지 이어지는 뼈의 정렬이 정상 각도에서 벗어나며 안쪽으로 다리가 휘어진 경우다. 다리 축이 휜 정도는 X-ray 검사로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고관절의 대퇴골두와 발목 관절의 중심을 연결한 선을 중심으로 체중 부하가 전해지는데, 하중이 다리에 고르게 분산되기 위해서는 무릎 관절의 중심이 바르게 놓여야 한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백지훈 원장은 “후천적으로 휘는 오다리는 서양인보다 우리나라 여성에게 많이 볼 수 있다”라며 “다리 변형은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진행하기 때문에 오다리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변형이 되면 통증은 물론 걸음걸이까지 불편하게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들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오다리 변형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쪼그려 앉아 가사일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비만이 있다면 체중을 줄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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