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비겁했던 김호중, 경찰서 ‘도둑 출석’[연예기자24시]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trdk0114@mk.co.kr) 2024. 5. 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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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사진l스타투데이DB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이 경찰 조사마저 도둑 출석했다. 사고 10일 만에 음주운전을 시인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던 말과는 달리, 짤막한 사과 표명도 없이 황급히 조사실로 순간 이동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고를 낸 지 12일 만인 21일 오후 2시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았다. 이날 출석은 뺑소니 혐의가 알려진 직후부터 줄곧 음주운전을 부인하던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시인한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경찰서 출입구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하지만 김호중의 출석 풍경은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을 타고 경찰서로 들어온 김호중은 취재진을 피해 정문에 모인 수십명의 취재진을 따돌렸다. 경찰은 지하에서 김호중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밀어내며 막았고 차량에서 내린 김호중이 경찰서로 들어갔다.

경찰은 “피의자 관련 특혜를 줬다거나 피의자 본인이 특별히 요청을 한 것은 아니다. 공보 규칙에 맞게 평소 하던 대로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대중에게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긴 처사였다. 적어도 포토라인 앞에 서서 대중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할 타이밍이었다.

김호중이 취재진을 피해 경찰에 출석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김호중은 지난 9일 술을 마시고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후, 소속사와 함께 수차례 대중을 기만했다.

사고 3시간 만에 매니저 A씨가 김호중의 옷으로 바꿔 입고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수를 하는가 하면, 또 다른 매니저 B씨는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를 폐기했다. 차주인 김호중은 경찰의 연락에 내내 응답하지 않다가 17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털어놨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11~12일 아무렇지 않게 고양 공연 무대에 올랐고, 팬들에게 “안전하게 귀가하세요”라는 당부도 남겼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꿋꿋했다. 음주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18~19일 창원 공연을 강행하며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음주 의혹을 부인하는 듯한 말을 했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수시로 말을 바꾸며 김호중 감싸기에 급급했다.

소속사는 지난 14일 김호중의 뺑소니 혐의가 알려진 뒤 “김호중의 사고를 알게 된 매니저 A씨가 자신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호중은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 측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음주는 나오지 않았다”라고 첫 입장문을 내놨다.

이후 김호중이 사고 전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일행들과 음식점에서 소주 약 5병, 음료수 3병을 주문한 사실 등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났지만 소속사는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6일에는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까지 나서 ‘김호중 구하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사라진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에 대해 “사고 후 현장에 도착한 매니저 B씨가 본인의 판단으로 제거했다”고 했고,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소속사 대표인 제가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강조했다.

김호중. 사진|생각엔터테인먼트
그랬던 김호중 측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변 감정 결과가 공개되고 나서다. 김호중이 차량 접촉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과수 결과에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 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뒤늦은 사과를 한 소속사는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하여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내내 소속사 뒤에 숨어있던 김호중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팬카페에 “술을 한 잔이라도 입에 대면 핸들을 잡으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죄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 하겠느냐”라고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교통사고 후 뻔뻔하게 무대에 올라 눈총을 받았던 김호중. 하지만 무슨 일을 해도 감싸주는 팬들과 달리 자신을 비난하는 대중 앞엔 직접 설 용기가 없었던 것일까. 취재진을 피해 경찰에 도둑 출석을 하며 끝까지 비겁한 모습을 보였다.

김호중의 다음 행보는 또 다시 무대다. 그는 오는 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에 선다.

당초 전석 매진된 것으로 알려진 이 공연은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시인한 뒤, 총 2만석 가운데 6000석 이상의 취소표가 나왔다. 취재진을 피해 줄행랑을 친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혐의에도 공연을 찾는 강성 팬덤의 비호 아래서는 입을 열지 궁금증이 쏠린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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