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대표 습격범에게 징역 20년 구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피의자 김모씨가 1월10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습격범 김모(66)씨에 대해 징역 20년이 구형됐다.

부산지검은 21일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 심리로 열린 이 민주당 대표 습격 사건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방조범 A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또 김씨에 대해선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 10년 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씨 등에 대한 구형에 앞서 “이 사건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의 공천권 행사 및 출마를 막으려고 자행한 중대한 선거범죄”라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한 정치적 테러 행위로 엄정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범행이 장기간에 걸친 준비 하에 이루어진 철저한 계획 범행인 점, 흉기를 휘둘러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입힌 범죄로 죄질이 무거운 점, 피고인들의 진지한 반성이 없는 점, 유사사건에서의 선고형 등을 고려해 구형량을 정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후 변론에서 “정치적 입장과 별개로 자연인 이재명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됐고 더 인내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국민의 힘을 모아 승부했어야 했다는 원론적인 자각을 하게 됐다”며 “이재명 가족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국가기관의 행정력을 낭비한 부분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공범 A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씨 등은 지난 1월29일 살인미수, 살인미수 방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지난 1월2일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전망대에서 행사를 마치고 나오던 민주당 이 대표에게 다가가 등산용 칼로 목을 찔러 길이 1.4cm, 깊이 2~2.5cm의 자상을 입히는 등 이 대표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해 4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등산용 칼을 산 뒤 오랫동안 숫돌·칼갈이 등으로 갈아 칼날을 더 날카롭게 만들었고 손에 잘 잡히도록 손잡이를 개조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 이어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이 대표의 일정을 확인, 수차례에 걸쳐 따라 다니며 기회를 엿보다 이날 실행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씨는 지난 2005년쯤부터 가족과 떨어져 18년 동안 연고가 없는 곳에서 혼자 생활하며 공인중개사 영업부진, 주식투자 손실 등으로 경제 형편이 어려워진 데다 건강 악화와 이혼 등이 겹치면서 극단적인 정치 성향에 빠져 들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조범 A씨는 김씨로부터 “범행 이유 등을 적은 메모를 언론매체와 가족들에게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범행 후 편지를 발송해주는 등 A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의 메모에는 김씨의 범행 결의와 이유 등이 담겨있었다.

이 대표는 김씨 공격으로 내경정맥이 9㎜ 손상되는 상처를 입어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은 후 8일 만에 퇴원했다. 김씨 등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은 오는 7월 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