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취재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경찰 출석…입장 표명 無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21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다.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 김씨가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출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상반된 출석 태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가수 김호중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뮤직어워즈 2024'에서 '10대 가수상'을 수상한 뒤 화려한 축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스1

김씨는 이날 오후 2시쯤 검은색 BMW 차량을 타고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그러나 김씨는 정문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출석했다. 별도의 입장 표명도 없었다. 김씨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빠른 시일 내로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김씨의 음주운전 및 사건 은폐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김씨의 소속사를 추가로 압수수색 하는 등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음주 운전, 도주 치상, 범인 도피·증거인멸 교사, 공무 집행 방해 등 혐의를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다.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됐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 지하를 통해 비공개 출석했다. 사진은 이날 경찰서 현관에 강 씨를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출석 소식을 듣고 철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전날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에 수사관을 보내 사건 관련 증거물을 확보하는 등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사고 전후 행적을 파악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사고 전후 이용한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는 사건 은닉 시도와 관련한 김씨의 행적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다. 사고 당일 김씨가 소속사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 등이 담겨 있을 가능성도 크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유흥주점 관계자인 운전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주점으로 향했다. 이후 유흥주점에서 제공하는 차를 타고 귀가한 김씨는 다시 자신의 차를 몰고 나와 운전하던 중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

사고가 일어난 후 김씨의 또 다른 매니저가 김씨의 옷을 입고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로 자수했다.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씨는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부인하다가 지난 19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콘서트를 끝낸 뒤 사고 당시 술을 마신 게 맞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