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진영 반대하면 `수박`… 민주주의 실종"

권준영 2024. 5. 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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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겨냥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정치인을 향해 '수박'이라고 부르며 역적이나 배반자로 여긴다"면서 "대의민주주의 큰 위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 연찬회 인사말에서 "정치인 한 두 명이 당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지 않으면 큰 패륜아가 된 것처럼 (됐다). 소위 말하는 '수박', '왕수박' '중간 수박' 이런 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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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 연찬회서 개딸 비판
"당 명령 불복종, 패륜아 취급"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 국회의장 주최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초선 의원 의정연찬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겨냥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정치인을 향해 '수박'이라고 부르며 역적이나 배반자로 여긴다"면서 "대의민주주의 큰 위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 연찬회 인사말에서 "정치인 한 두 명이 당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지 않으면 큰 패륜아가 된 것처럼 (됐다). 소위 말하는 '수박', '왕수박' '중간 수박' 이런 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박'은 민주당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非) 이재명계'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엔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탈락하고,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면서, '수박을 색출하자'는 주장이 분출됐다.

김 의장은 "보수와 진보의 대립 속에 진영정치와 팬덤 정치가 생겼고, 이에 따라 나쁜 폐해도 생겨났다"며 "이같은 문제들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나를 뽑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뽑은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면서 "적이 아닌 파트너로 상대방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나라를 위해 큰 담론을 펼칠 수 있는 정치인은 보이지 않고 정치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점점 왜소해지고 있다"며 "나라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주장을) 과감히 던지고 타협하고 큰 승부를 하는 사례가 적어도 1년에 한 두 번은 있었고 그 때 국민을 감동시켜 신뢰도가 높아졌는데 지금은 그런 게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여야가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지만, 공방이 끝나면 '저 사람은 참 훌륭하다'고 인정을 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정치를 하는 정치인에게 자꾸 '수박'이라고 한다"며 "무엇이 올바른 정치인지 잘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진보당 내 민주주의가 점점 약해지다가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당대표와 당 지도부의 지시와 결정만 있다"며 "국민들로부터 다수당을 위임받은 제1당으로서의 야당은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원내, 당내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장으로 일하면서 9번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막지 못한 것에 일종의 자괴감이 든다"며 "제1당(더불어민주당)이 관철하고 제2당(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과정에서 허공에다가 주먹질하는(모습이다),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개탄스러운 것은 여당에서는 거부권 행사 권유를 공개적으로 얘기한다"며 "헌법 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권한과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끝까지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1당인 야당은 협의가 안 되니까 단독으로 통과시키고 통과 전부터 제2당인 여당은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의견을 내겠다고 한다"면서 "다시 재의 요구가 오면 의결 정족수가 안돼 부결된다. 결국 국민은 허탈해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의 여론조사에서도 공적 기관 중에 국회가 가장 신뢰가 낮다"며 "20대 국회까지 신뢰도는 50% 내였지만, 21·22대 선거를 거치면서 70%까지 불신이 튀어 올랐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여야 모두를 향해 "여권에는 대통령만 보인다. 아무도 '노'(No)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바보 같은, 졸병 같은 모습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이 그런 점을 보지 않았나 싶다"며 "그렇다면 대안은 제1야당인데 당내 민주주의를 찾을 수 없다. 항상 당 대표와 당 지도부의 지시와 결정만 있는 것이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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