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이슈화하는 국힘, 민주 “김건희 여사 물타기”

조미덥·신주영 기자 2024. 5. 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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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외교부, 어설픈 정치질 그만두라”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황후 특혜”라며 ‘김정숙 특검’을 주장하는 등 이슈화하고 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설명하며 “김건희 여사 물타기”라고 방어에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누가 봐도 특혜성 혈세 관광을 단독 외교라고 포장하는 것은 염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최근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단독 외교’로 표현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성 사무총장은 “4억에 가까운 혈세를 들여 인도를 방문했는데 외교 성과는 (타지마할에서 찍은) 단독 사진 한 장 뿐”이라며 “당시 다른 관광객의 출입 통제가 이뤄졌다고 한다. 누가 봐도 황후 특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개인의 욕망을 채우는데 국민 혈세를 사용하고도 진실을 덮으려는 정치를 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같은당 배현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 사안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주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며 “지금 수사가 여의치 않다면 ‘김정숙 특검’으로 관련 공무원에게 (누가) 본인의 직권을 남용해서 시켰고, 항목에 맞지 않는 예산을 지출해 영부인이 관광을 다녀오게 했는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해 찍은 사진. 연합뉴스

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018년 7월 인도를 방문했던 대통령이 4개월 만에 다시 인도를 방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인도 측이 (그래도) 한국의 고위급 인사를 보내달라 요청하고 외교당국자들 간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를 파견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난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타지마할을 방문한 것도 역시 인도 측의 요청이었다”며 “인도는 해외 정상이 방문했을 때 늘 초청해 타지마할을 자랑하고 홍보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도 인도 측에서 타지마할 방문을 요청했지만 당시엔 문 전 대통령 일정상 방문이 불가능했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그는 이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을 방문한 것과 유사한 것”이라며 “(관광이 아니라) 외교 일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진 의장은 그러면서 “억지 생트집으로 물타기하려 하지 말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라”고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측의 초청장을 ‘아직 확인 못해봤다’는 외교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명백한 거짓말이자 외교부의 장난질”이라고 반발했다.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이 말하며 “평산마을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김정숙 여사 앞으로 온 인도 모디 총리의 초청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의 외교부도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이고 금방 확인이 가능한 사안인데 교묘한 말장난”이라며 “어설픈 정치질은 그만두고 본업에 충실하기 바란다”라고 외교부를 질타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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