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천시 '김호중 소리길' 철거 검토하자, 극성팬들 "가만 안둬"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음주 뺑소니’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씨의 모교가 있는 경북 김천시가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검토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그러자 김씨의 일부 극성 팬들은 “철거를 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 “기소도 안 됐고 유죄 확정도 아닌데 왜 철거하느냐”고 항의하고 있다고 한다.
‘김호중 소리길’은 김씨가 졸업한 김천예고 주변 골목에 조성된 관광 특화 거리다. 김씨 인기가 절정을 구가하던 2021년 10월 김천시가 문화 예술 명소로 조성했다. 지난해 방문자는 15만명을 기록했다. 이 길은 김씨 팬클럽 ‘아리스’의 상징 색인 보라색으로 덮여 있다. ‘김호중 소리길’이라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고 김씨의 별명인 ‘트바로티’라는 글씨도 찾아볼 수 있다. 벽에는 김씨 사진을 걸어놓거나 그의 노래 가사를 적어두기도 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21일 본지 통화에서 “‘범죄자를 주제로 한 관광지가 시내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여론이 있어 철거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다만 ‘조사 단계에서 철거하는 게 말이 되느냐’ ‘철거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여론도 만만찮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김천시청에는 ‘당장 철거하라’는 ‘안티 김호중팬’과 ‘절대 철거하면 안 된다’는 김씨의 극성 팬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김천시 측은 “일단 경찰 조사 과정 등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인구 13만 명 규모의 김천시는 2019년 말 노인 인구가 22%를 기록한 초고령도시로 ‘인구 소멸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방자치단체다. 김씨의 인기를 바탕으로 관광 특화 거리를 간신히 활성화시켰던 김천시는 이번 사태로 난감해하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김호중 소리길이 없어지면 지역 활력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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