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거부권→무조건 재의결… 극한충돌 22대국회 예고편

이은지 기자 2024. 5. 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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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오는 28일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정국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특검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거부권 행사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며 재표결을 벼르는 양상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표결에서 '과반수 출석 및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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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상병 특검법’ 재의 요구
“특검법 절차적 문제 있다”
여권 거부권 당위성 강조
野는 “신속 진상규명 필요”
장외투쟁속 재표결 불사
22대 원구성도 파행 우려
천막 농성하는 야당 21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견학을 온 초등학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곽성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오는 28일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정국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특검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거부권 행사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며 재표결을 벼르는 양상이다. 22대 국회 여야 원구성 협상에도 특검발 ‘불똥’이 튀면서 공전 우려가 제기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1일 국무회의에서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정부로서 국회의 입법권이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기본원칙에 반한다면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권한 내에서 의견을 개진할 책무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그러면서 △여야 협의 없이 야당 강행 처리 △야당 독점적 특검 추천권 등 ‘독소조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거부권 행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이 국회로 넘어오면서 28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을 두고 여야는 각기 부결과 가결 논리를 펴며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소속 의원과 22대 당선인, 그리고 전국 당원과 함께 채 상병 특검 통과 촉구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고 거부권 행사를 규탄한다. 민주당은 공수처와 경찰 수사가 지연되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특검으로 신속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특검법 관철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책임을 민주당의 입법 독주로 돌리며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두둔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보다는 정쟁만을 위한, 여야 합의도 없는 법안에 대한 헌법상 방어권 행사는 존중돼야 한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입법 권한을 그릇되게 사용하지 않는 한 거부권 행사를 할 일도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표결에서 ‘과반수 출석 및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다소 변수가 있으나 국민의힘에서 17표 이상이 이탈하면 가결될 수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도 김웅·안철수 의원 등이 가결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여당 지도부도 물밑 표 단속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제가 선두에 서서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다”며 “단일대오에 이상기류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은 통화에서 “가결 입장은 변함없다.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3∼4명 정도 더 있다”며 “정부가 잘못하면 당에서도 회초리를 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남은 임기 3년도 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22대 국회 개원 직전 특검 재표결로 정국이 급랭하면서 여야 원 구성 협상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에 이어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까지 독식하겠단 민주당 발상은 입법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직격했다.

이은지·김규태·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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