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지도자·대통령 후계자 놓고 강경파 충돌땐 정세 요동

박상훈 기자 2024. 5. 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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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6월 28일로 보궐선거가 예정되면서 이란 내 강경파 단일대오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열린 이란 총선에서 초강경파 세력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옴에 따라 내달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들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 내부의 권력 갈등이 발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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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8일 대통령 보궐선거
후보 3명 모두 ‘강경일변도’
미국 “이란 행동 변화 없을 것”
최고지도자 자리두고 2파전
아라피, 대중적 인지도 낮고
하메네이 아들은 ‘세습’ 논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6월 28일로 보궐선거가 예정되면서 이란 내 강경파 단일대오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의 제재, 경제난 해결 등 눈앞에 닥친 과제가 많은 이란이 ‘강경일변도’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 속에 강경파들 간의 내부 균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의 뒤를 이을 잠재적 대통령 후보로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와 전 핵 협상가였던 알리 라리자니, 제1 부통령으로 현재 임시 대통령직을 맡은 모하마드 모크베르를 꼽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강경파’라는 점이다. 이에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돼도 이란의 국내외 정책이 강경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이란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공석이 된 대통령직을 향한 권력투쟁 속 정책의 강도를 두고 강경파들 간의 내부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강경파 내부에서 일부 초강경 세력이 표현의 자유를 더 제한하고 여성의 의상 규제를 강화하자는 등 공개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들은 유력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되던 라이시 대통령이 인기를 얻기 위해 비교적 온건한 자세를 취했으며, 지난 2022년 촉발된 이후 유혈 진압된 ‘히잡 시위’를 정부가 더 강경하게 진압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열린 이란 총선에서 초강경파 세력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옴에 따라 내달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들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 내부의 권력 갈등이 발생할지 주목된다.

라이시 대통령 사망으로 불분명해진 최고지도자 후보로는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율법전문회 소속 알리레자 아라피가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을 경우 최고 권력을 ‘세습’하는 셈이 돼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메네이도 지난해 권력을 세습하는 것은 “반이슬람적”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아라피는 모즈타바에 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지만 종교계와 정치계 모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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