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도 속 ‘인권 탄압’ 지적… 푸틴·에르도안 “협력 더 강화”

김남석 기자 2024. 5. 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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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데 대해 20일(현지시간) 국무부 성명 등을 통해 애도하면서도 정치범 숙청·인권 탄압 등 전력을 거론하며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데 대해 공식 애도를 표한다"며 "이란이 새 대통령을 선출함에 따라 인권 및 기본 자유에 대한 이란 국민과 그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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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라이시 사망에 온도차
이스라엘 “무관” 언급 뒤 침묵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정부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데 대해 20일(현지시간) 국무부 성명 등을 통해 애도하면서도 정치범 숙청·인권 탄압 등 전력을 거론하며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 역시 이번 사고와 무관하다는 입장만 내놓은 채 침묵한 반면 이란과 가까운 러시아, 튀르키예 등은 국가원수가 직접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대통령 직무대행과 통화해 위로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이날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데 대해 공식 애도를 표한다”며 “이란이 새 대통령을 선출함에 따라 인권 및 기본 자유에 대한 이란 국민과 그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밀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것(성명)이 그가 판사·대통령으로서의 기록이나 그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며 “라이시는 거의 40년간 이란 국민을 탄압하는 데 가담했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이란 대통령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국민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것이다. 역내 안보 저해 행위에 대해서는 이란의 책임을 계속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에서 이란과 계속 충돌해온 이스라엘은 이번 사고가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언급한 후 침묵을 지켰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과 함께 반서방 전선 구축에 앞장서 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크베르 대행과 직접 통화하고 “숨진 라이시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의 우호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한 신뢰하는 파트너였다”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이란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이란은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포괄적 상호협력을 더 일관되게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같은 날 모크베르 대행과 통화해 “튀르키예는 이란의 편에 서 있겠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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