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이사님들, 제발 '전력 불균형' 운운 하지 마시라!...전력 차는 어쩔 수 없는 현상, 경쟁력 키울 방안 찾는 게 급선무

장성훈 2024. 5. 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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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KBL)이 장신 외국인 선수의 신장 제한을 200㎝, 단신 선수는 186㎝로 하기로 결정한 후 2018년 4월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국농구연맹(KBL) 센터에서는 참으로 기이한 풍경이 연출됐다.

로드는 이날 측정에서 기존 200.1cm 보다 작은 199.2cm를 기록해 KBL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당시 KBL은 신장제한의 정당성을 '득점력과 볼거리 강화'와 '국내 선수 보호'라는 명분으로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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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
한국농구연맹(KBL)이 장신 외국인 선수의 신장 제한을 200㎝, 단신 선수는 186㎝로 하기로 결정한 후 2018년 4월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국농구연맹(KBL) 센터에서는 참으로 기이한 풍경이 연출됐다.

찰스 로드가 키를 측정해 기준에 통과한 뒤 꿇어앉아 두 손을 모아 기뻐했다. 로드는 이날 측정에서 기존 200.1cm 보다 작은 199.2cm를 기록해 KBL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한국무대에서 뛰기를 원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KBL에 신장 재측정을 요청하며 1~2cm 차이에 희비가 엇갈리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 소식은 전 세계 '해외토픽'으로 타전됐다. 한 외신은 "한국에서는 키가 너무 크면 농구 선수로 뛸 수 없다"고 보도했다. 신장 제한으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당시 KBL은 신장제한의 정당성을 '득점력과 볼거리 강화'와 '국내 선수 보호'라는 명분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시행 후 볼거리 제공도, 국내 선수 보호도 하지 못했다. 사실상 전력 불균형이라는 이유로 만든 졸속 제도였다.

결국 이 제도는 1년 만에 폐지됐다.

최근 KBL 이사회는 특별 귀화한 라건아를 내국인이 아닌 일반 외국인으로 취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력 불균형 때문이라고 했다.

라건아의 신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국적법 제11조의2(복수국적자의 법적 지위 등) ①항에 따르면, 복수국적자는 출생이나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 국적을 함께 가지게 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하 "복수국적자"(複數國籍者)라 한다]은 대한민국의 법령 적용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만 처우한다.

또 ③항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복수국적자를 외국인과 동일하게 처우하는 내용으로 법령을 제정 또는 개정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법무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인 KBL 이 한국 국민인 라건아를 전력 불균형 초래라는 이유로 일반 외국인 쿼터에 넣은 행위는 그를 외국인과 동일하게 처우하는 내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단순히 리그 규정에 따라 라건아를 외국인으로 분류했을 뿐, 법적 지위는 한국인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반 외국인 쿼터에 넣은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행위가 라건아를 외국인과 동일하게 처우한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동일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여기서 라건아의 신분에 관한 문제를 따지려고 하는 게 아니다.

라건아를 일반 외국인 쿼터에 넣은 명분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려 한다.

현역 최고의 NBA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가 LA 레이커스에 입단했다고 NBA에 전력 밸런스가 파괴됐는가? 레이커스는 2020년을 제외하고 제임스가 뛰었던 시즌에서 부진했다.

라건아가 소속된 팀이 매년 우승한 것도 아니다. 정규리그에서 9위를 한 적도 있다.

물론 우승에 근접한 팀이 될 수는 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신인 드래프트 아닌가? 이를 좀 더 잘 활용하고 트레이드를 잘하면 얼마든지 전력 차는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해야 팀 간 경쟁력이 강해질 수 있다.

프로 세계에서 팀 간 전력 차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또 특정 팀이 매번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지구상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오타니 쇼헤이와 최고 투수 야마모토 쇼헤이를 영입했다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라건아 소속팀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발굴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 프로 팀이 취해야 할 자세다. 툭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전력 불균형'이니 하는 프로답지 않은 변명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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